법원, ‘왕따 주행 논란’ 김보름·노선영에 강제조정…“한 쪽 편들어 줄 마음 없다”

입력 2023-01-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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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스피드스케이트 전 국가대표(왼쪽)와 노선영 스피드스케이트 전 국가대표 (연합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트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보름과 노선영 간 ‘왕따 주행 논란’에 대해 법원이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13부(강민구 정문경 이준형 부장판사)는 11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조정기일을 열고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을 내렸다. 강제조정은 민사 소송에서 판결을 내리지 않고 법원이 양측의 화해조건을 결정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다. 구체적인 결정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재판부는 변론기일에서 “평창올림픽이 열린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원고(김보름)와 피고(노선영)가 모두 지옥 같은 삶을 사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어느 한쪽의 편을 들 마음이 없다. 강력하게 쌍방 화해를 권고한다”고 했다.

이어 “빙상연맹이나 코치, 감독이 소송에서 다 뒤로 빠져 있다. 어른들이 어린 선수들을 이렇게 가혹하게 지옥에 몰아내도 되는지 우리 사회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강제조정은 이의 제기가 없다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당사자들이 14일 이내 강제조정 내용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조정은 결렬되고 재판이 계속된다.

두 선수의 갈등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보름·노선영·박지우가 출전했는데, 3명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경기에서 노선영이 두 사람에 비해 결승선에 뒤처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노선영은 이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김보름이 주도해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왕따 주행’ 논란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를 통해 “고의적 따돌림은 없었다”고 밝혔다. 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후 김보름은 2019년 1월 노선영에게서 훈련 방해와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해 양측의 입장이 뒤집혔다.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은 “노선영이 2017년 11~12월 후배인 김보름에게 폭언, 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노선영)는 원고(김보름)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김보름의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노선영은 불복해 지난해 2월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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