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베를린 이은 3번째 해외 전진기지
잠재적 수요·풍부한 자원에 끌린 듯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와 인도네시아의 공장 신설 논의가 잠정 합의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연간 100만 대 생산이 목표고, 공장과 별도로 추가 시설 건설도 합의에 포함됐다. 소식통은 최종 서명된 것은 아니고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등 테슬라 측은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실제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인도네시아는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에 이어 테슬라의 세 번째 해외 전진기지가 된다. 아시아에서는 2차 기가팩토리가 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오랫동안 테슬라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5월 머스크를 만났고, 8월 50억 달러(약 6조2000억 원) 규모의 니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테슬라 생산 공장의 자국 유치를 원한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잠재적 수요와 풍부한 자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인도네시아에 테슬라 공장이 들어서면 6억7500만 명에 달하는 동남아시아 소비 시장 문이 열린다고 평가했다. 다만 동남아에서 판매되는 차량 대부분이 2만 달러를 밑돌아 글로벌 자동차 완성업체들에는 까다로운 시장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진출로 공급망 확보도 노릴 수 있다. 테슬라는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금속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에 포함된 공장 이외 시설 건설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최근 차량 인도 목표치 미달에도 생산 확대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최근 3분기 동안 테슬라 차량 생산량은 고객 인도분보다 6만400대 더 많았다. 그럼에도 머스크 CEO는 지난해 8월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에 10~12개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멕시코와도 전기차 조립 공장 건설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낙점은 기가팩토리 유치를 추진한 한국으로서는 김이 새는 소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머스크 CEO와 화상 면담에서 투자를 요청했다. 머스크도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차전지 클러스터, 배후 수요, 물류망 등을 내세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테슬라 주가는 공장 확대 움직임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3.7% 급등한 123.22달러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