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주자들보다 일반 대중 인지도 낮아
수도권에 부는 '김기현 바람'도 약할 듯
결국 '윤심' 총선…당 분열은 시간 문제
與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나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소용돌이에 빠지자 야권에서 "김기현 의원을 밀어주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기현호(號)'가 출범하면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김기현 당 대표'를 바라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다.
우선 안철수 의원이나 유승민ㆍ나경원 전 의원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일반 국민에게 지지하는 후보를 물은 결과 김 의원은 8.8%에 그쳤다. 33.9%로 1등을 차지한 유 전 의원이나 나 전 의원(15.0%), 안 의원(11.4%) 모두에 뒤처졌다. 당원들의 지지세가 점차 오르고 있지만 일반 국민의 호응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은 당 지지자가 아니라 전체 대중에 호소해야 하는데 김기현이 누군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이후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도 김 의원이 승리할 경우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또한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권 표심'을 봐도 김 의원이 되는 게 다른 경우보다 야권에는 유리하다. 수도권을 거점으로 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과 비교하면 수도권 민심을 얻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은 "결국 수도권 표심의 관건은 어떤 바람이 부느냐에 달려있다"며 "사투리를 쓰는 대표가 나선다면 승산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이후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국정 동력도 맞물려 있다. 대중적인 인기가 없는 김 의원이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은 사실상 김 의원 배후에 있는 윤 대통령의 선거전이 된다. 내년 총선의 결과가 윤 대통령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만약 패배한다면 윤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자연스레 차기 대선주자들이 떠오르면서 당이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런 우려가 들끓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당원들 사이에서 윤핵관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다"며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장제원 의원이 옆에 있어서 윤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윤핵관 때문에 김 의원이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당원들에게 윤핵관에 대한 인식이 생각보다 안 좋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분열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돼도 용산 쪽 사람들 위주로 공천하면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 가운데서 비대위원장이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한 여권 의원은 "수도권 당 대표론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인데 김 의원이 수도권 출마론을 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