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에서 평촌으로 출퇴근 하는 김기준 씨(41세)는 핸들만 잡으면 한숨이 난다. 가뜩이나 밀리는 구간인데 지난달 29일 북의왕 방음터널 화재 이후 우회 차량까지 몰려들면서 출퇴근 시간이 갑절은 늘었다. 9㎞를 가는데, 40분이나 걸리니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대중 교통을 이용할까도 생각했지만 바로 가는 노선이 없어 포기했다. 김 씨는 언제까지 이 생활을 계속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약이 없다. 12일 국토교통부및 수사 당국에 따르면 따르면 경기 남부경찰청은 화재 현장을 보존한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 상황에 추가 현장 감식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지 보름이 지났지만 현장은 여전히 ‘12월29일’에 머물러 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방음벽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고, 검게 그을린 바닥에는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잿더미로 변한 차량들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앞서 경찰은 화재 직후 과천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포함해 제2경인고속도로 총 21.9㎞ 구간을 통제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화재 나흘 만에 의왕IC~여수대로IC 13.7㎞ 구간의 양방향 소통을 재개하고 이튿날 삼막IC~석수IC 1㎞ 구간을 추가로 재개통했지만 여전히 화재 구간이 포함된 북의왕IC~삼막IC 7.2㎞ 구간은 보름째 통제되고 있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경찰은 다음주 중 제이경인 측에 현장을 인계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장 전면개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화재 구간이 넓고, 사고 차량·파편 등 잔해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잔해물을 모두 치운 후 안전점검을 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서, 아직 전면개통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라며 “운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보완조치를 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