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후 첫 재판 김만배 "성실히 임할 것"…정민용, 일부 질문에 "증언 거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자해로 중단됐던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 관련 재판이 재개된 13일 김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자해 시도 후 한 달여 만에 재개된 대장동 관련 재판에서 "저로 인해 재판 일정에 차질이 생겨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증인으로 나선 정민용 변호사는 남욱 변호사로부터 받은 돈에 관한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는 13일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를 포함해 대장동 일당 5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김 씨는 "무고한 주변 분들까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돼 괴로운 마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을 회복하도록 일정을 배려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감정을 추스르고 생각을 정리한 상태로, 성실히 사법절차에 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 주위 사람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연이어 체포되는 등 여러 상황이 급변하자 김 씨는 지난달 14일 압박감에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김 씨 건강 상태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공판을 연기했다가 이날 재개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정민용 변호사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김 씨 등에 유리한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대포폰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정민용 변호사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검찰은 정민용 변호사에게 "(검찰 조사에서)'당시 대포폰을 만들라는 말을 듣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는 "당시에는 남욱·정영학 진술과 일치하게 답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렇게 답변했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민용 변호사는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6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1억8000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정민용 변호사가 돈을 먼저 요구했는지, 돈을 반환할 능력이 있었는지, 이자 등 명목으로 남욱에게 돈을 지급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었지만 그는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12일 김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남욱·정민용 변호사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내부 비밀을 활용해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7886억 원에 달하는 범죄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