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통 제조업 이미지 벗어던지고…‘미래농업 리딩기업’ 선포
3대 미래사업으로 앞으로 3년 비전, 김 회장 “하이테크 기업될 것”
‘한국의 농슬라’. 국내 농기계 1위 업체 대동이 이 같은 타이틀을 얻게 된 건 3세 경영인 김준식 회장(57)의 등장 전후로 나뉜다. 김 회장은 2017년 대동공업(현 대동) 취임한 후 연결기준 매출 6101억 원에서 2021년 1조1792억 원의 2배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대동은 창사 74년간 ‘1조 클럽’에 가입하지 못했지만 김 회장의 등장으로 4년 만에 달성한 것이다.
김준식 회장은 3세 경영인으로 2세 경영인 고 김상수 회장의 차남이다. 1985년 보성고를 졸업하고 1989 고려대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대동공업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 부사장, 부회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쳐 2017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70년 이상 유지해 온 대동의 전통 제조업이란 기업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2017년 대동그룹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다. 이 비전은 2020년에 공개됐고 파급력은 상당했다.
사업 체질 변화 배경에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대동의 성장 정체가 있었다. 이 시기 대동의 매출은 5000억 원 안팎으로 정체를 보였다. 대동그룹의 핵심인 농기계 사업의 차별화가 필요했다.
대동은 2020년 ‘미래농업 리딩기업’ 비전이 선포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조하에 미래농업 3대 사업 비전으로 △자율작업과 원격조정이 가능한 ‘스마트 농기계’ △새로운 이동 및 운송 수단의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농업 플랫폼을 중심의 ‘스마트팜’ 등을 제시했다. 또 대동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전통 제조업 이미지를 주는 ‘공업’을 떼고 ‘대동’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먼저 김 회장은 중장기 전략으로 농기계에 스마트를 입혔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조직 체질 개선을 진행했고 스마트 팩토리화를 통해 제품 생산성 및 품질력을 향상했다. 농기계 사업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탄탄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신사업을 빠르게 육성할 수 있고 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북미 수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이후 북미를 중심으로 취미로 농장을 가꾸는 ‘하비 파머(Hobby Farmer)’ 열풍이 불며 대동의 중소형 농기계인 카이오티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달러 강세가 이어진 것도 수출 호조를 도왔다. 결국, 대동은 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농기계 사업의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한 김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와 스마트팜 사업 계획을 빠르게 실행해 나가고 있다. 먼저 그룹 차원에서 2021년 산업용 체인과 농업 기자재를 생산하는 한국체인공업의 사명을 대동모빌리티 변경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동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생산 공장 증설과 핵심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대동모빌리티는 올해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75년 농기계 사업을 기반으로 구축한 제조 역량을 활용해 대구 국가산업단지부지에 착공한 생산 공장인 ‘S-팩토리’를 지난해 11월에 완공했다. S-팩토리에서 대동모빌리티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E-스쿠터, 0.5톤 전기트럭) △레저&퍼스널 모빌리티(골프카트, 로봇체어) △가드닝 모빌리티(승용잔디깎기, 서브 컴팩트 트랙터) 등을 생산한다.
스마트팜도 올해 중장기 사업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관련해 지난해 2월 현대오토에버와 업계 최초로 미래농업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합작회사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했다. 또 서울사무소 5층에 올해 스마트팜 테스트 베드을 완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기능성 작물과 일반 작물을 직접 재배하거나 정부 기관이나 기업이나 등의 외부로부터 이관 받는 방식으로 농업 데이터를 확보해 생육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김준식 회장은 “지난 3년 미래농업 리딩기업이 되기 위해 스마트 농기계, 모빌리티, 팜 등의 3대 미래사업의 틀을 만들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양적 성장을 이뤘다”며 “앞으로의 3년은 틀 안에 하이테크(High-Tech) 기업으로써 대동만의 성공 컨텐츠를 채워 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