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늘어난 취업자 절반 이상이 '노인'…양질의 일자리는 부족

입력 2023-01-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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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취업자, 상용직 비중은 낮고 임시·일용직 비중은 높아…"기초연금 수준 확대해야"

▲2022년 6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취업자 수가 81만 명 넘게 늘며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지만, 그중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일자리는 제조업과 보건복지업 등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다만,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본지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585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45만2000명(8.4%) 증가했다. 증가 폭으로 보면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다.

작년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1만6000명(3.0%) 늘면서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늘어난 취업자 10명 중 5명(55.3%)이 고령층 취업자였던 셈이다. 50대 취업자는 19만6000명 늘었고, 20대 취업자는 11만2000명 증가했다. 30대 취업자는 4만6000명 늘었고, 40대 취업자는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60세 이상 취업자는 2004년(6.3%) 이후 17년째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체 취업자 증가 폭 중 60세 이상 비율은 2015년부터 연령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2015년은 늘어난 취업자 28만1000명 중 63.3%(17만8000명)가 60세 이상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업자 수가 21만8000명 감소했던 2020년에도 60세 이상 취업자는 연령 중 유일하게 37만5000명 증가했다. 2021년에도 정부의 공공 일자리 등에 힘입어 전체 증가분(36만9000명) 중의 89.4%(33만 명)를 차지했다.

작년 60세 이상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전체 취업자의 18.5%에 해당하는 108만3000명이 농림어업에서 종사하고 있었고, 보건·복지업(77만1000명), 제조업(54만8000명), 도·소매업(5만5000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년 대비로 비교하면, 제조업이 9만4000명(20.7%) 급증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농림어업(7만8000명), 보건복지업(6만7000명) 등에서도 증가 폭이 컸다.

다만, 고령층 일자리의 질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60세 이상 취업자의 상용직 비중은 26.4%로 전체 취업자 중 상용직 비율(55.8%)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반면, 임시직 비중(25.7%)과 일용근로자 비중(6.2%)은 전체 취업자의 구성 비중을 각각 9.1%포인트(p), 2.2%p씩 웃돌았다. '나홀로 사장님'인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비중(29.3%)도 전체 비중(15.2%)보다 14.1%p나 높았다.

늘어난 고령층 일자리 10개 중 6개는 36시간 미만의 단시간 일자리였다. 36시간 미만 고령층 일자리는 전년보다 28만5000명(12.9%) 증가했다. 36시간은 일반적으로 단시간 근로자와 전일제 근로자를 가르는 기준으로, 36시간 미만이면 상대적으로 근로 여건이 열악한 일자리로 분류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내놓은 '한국의 인구 고령화와 고령자 고용정책' 보고서에서 "다른 OECD 국가와는 달리 한국의 고령자는 노동시장 참여와 고용률은 매우 높은 반면, 일자리의 질은 매우 낮은 특징이 있다"며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사회안전망이 확충되지 못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고령자에게는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기 전까지 불안정한 일자리를 이어가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작년 발간한 '고령층 고용률 상승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는 낮은 임금수준으로 인해 일자리의 질이 열악함에도 노동 공급은 최근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은은 고령층이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사적 이전 금액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고령층의 생활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노동공급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령층의 비자발적 노동 공급을 줄이는 대신 자발적 노동 공급은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 등으로 인해 노동 공급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자발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저소득 고령층의 소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사회복지 지출 확대, 기초연금 수준 증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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