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머니무브 지속…2년미만 정기예적금 증가율 12년2개월만 최고

입력 2023-01-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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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은 IMF 외환위기 이래 23년11개월만 최저
M2 증가율 5.4% 4년11개월만 최저, M1 증가율은 석달째 줄며 14년8개월래 최저
돈의 흐름 엿볼수 있는 통화승수 반등 “바닥 찍은 듯”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 등 여파에 정기예금으로의 머니무브가 계속되고 있다.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이자가 낮은 단기성 상품에서 돈을 빼 정기예금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 증가율은 각각 14년8개월과 4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돈이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통화승수은 반등에 성공해 바닥을 찍은 분위기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M1은 전년동월대비 6.8% 감소한 124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원계열기준). 이는 2008년 3월(-10.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작년 9월 마이너스(-)0.4%를 기록한 이후 석달째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M2는 5.4% 증가한 3788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이 또한 2017년 12월(4.7%)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한국은행)
M1이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한 개념이며, M2는 M1에서 MMF,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상품, 2년미만 정기예적금 등을 포괄한 개념이다. M1과 M2는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불린다.

M2를 상품별로 보면 요구불예금은 7.5% 감소한 37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석달연속 감소세며, 1998년 12월(-8.1%) 이후 23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도 9.1% 줄어든 709조9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넉달째 감소세며, 1998년 12월(-12.2%)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MMF 역시 72.8% 급감한 19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10월(-85.3%)까지 기록한 7개월 연속 역대 최대 감소율은 멈췄다.

수익증권은 2.0% 줄어든 262조5000억원을, 만기2년미만 금전신탁은 3.5% 감소한 31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20년 9월(-2.6%)과 2009년 9월(-4.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만기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24.1% 증가한 157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9월(24.8%) 이후 12년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관별로 보면 보험사와 증권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은 7.1% 줄어든 558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석달연속 감소세며, 2011년 6월(-7.5%) 이후 11년5개월만에 최저치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8.5% 증가한 1871조2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작년 2월(8.0%) 이후 가장 적은 증가율이다. 기업은 5.8% 늘어난 1124조2000억원으로 2017년 12월(4.7%)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기타부문은 13.7% 증가한 23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1월(15.4%) 이후 최고치다. 정부에서 부동산 관련 교부금을 지방정부에 내려보냈고, 이를 예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M2에서 2년이상 장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은 5.0% 증가한 515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Lf에서 국채와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포함한 광의유동성(L)(말잔, 원계열기준)은 5.7% 늘어난 6559조3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각각 2011년 7월(4.6%)과 2004년 1월(5.6%) 이후 가장 적은 증가율이다.

한편, 전월과 견줘보면 M1은 2.7% 감소한 1260조3000억원을, M2는 0.7% 증가한 378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계절조정기준). 특히 M1은 5개월연속 감소세로, 2007년 4월(-8.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본원통화는 전월보다 2.7% 줄어든 26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본원통화 대비 M2로 산출하는 통화승수는 14.36배를 보였다. 이는 2021년 9월(14.42배) 이후 1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정진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리스크 대비 금리메리트가 가장 높은게 예금이다보니 정기예적금으로의 쏠림현상이 지속됐다”며 “11월부터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증가추세가 지속되겠지만 증가규모는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리가 오르면 통화승수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에 비해서는 오름폭이 크지 않지만 통화승수도 바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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