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시장 살리기 나서…기업에 29조원 지원·모기지 금리 하한선 철폐

입력 2023-01-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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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 통해 채권 차환 용도 자금 지원
일부 도시 대상 하한선 철폐 영구화
신규주택 가격, 16개월째 하락
디디추싱 이용자 등록 재개에 빅테크 규제 완화 기대감도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꼽히는 침체된 부동산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기업엔 자금을 지원하고 일부 도시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하한선을 없애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당국과 주요 부실채권 관리업체들이 1분기 선별된 부동산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1600억 위안(약 29조 원)을 차환 용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인민은행이 화룽자산운용과 신디자산운용, 만리장성자산운용, 오리엔트자산운용 등 이른바 ‘배드뱅크(부실채권 전담은행)’에 800억 위안을 제공하고 배드뱅크들이 해당 자금을 부동산 기업들에 연 1.75% 금리로 대출하는 형태다. 이들 배드뱅크는 지난 수년간 중국 상위 50개 부동산 개발업체 대부분에 자금을 빌려줬던 곳들로, 이들 역시 인민은행이 제공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자체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당국이 전면적인 구제금융 대신 부동산 시장에서 살아남을 만한 강한 기업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중앙정부는 부동산시장이 냉각된 일부 도시에 대해선 한시적 조치였던 모기지 금리 하한선 철폐를 영구화하는 것을 용인할 방침이다. 앞서 당국은 지난해 9월 말 신규주택 가격이 3개월 연속 전월·전년 대비 하락한 지역에 한해 연말까지 모기지 금리 하한선을 철폐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집값이 계속 내려가고 시장이 흔들리자 당국은 조치 영구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0개 도시의 지난해 12월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5% 떨어져 1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또 가격이 내려간 도시는 55곳에 달했다. 하한선 철폐 요건을 충족하는 곳은 70개 도시의 절반인 35곳에 이른다. 여기에는 지방 소도시는 물론 톈진시와 같은 대도시도 포함됐다.

대상 도시는 금리 하한선을 더 낮추거나 아예 철폐할 수 있다. 현재 모기지 금리 하한선은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보다 0.2%포인트(p) 낮은 4.1%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신규 모기지 금리 전국 평균은 지난달 연 4.26%로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국은 지역별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를 더 낮춰 수요를 촉진하려 한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한편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1년 반 만에 신규 가입을 재개하면서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길들이기도 끝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디디추싱은 웨이보 계정을 통해 “규제 당국으로부터 새로운 이용자 등록을 재개해도 된다는 승인을 얻었다”며 “우리는 당국이 지적한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디디추싱은 2021년 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밀어붙였다가 신규 이용자 가입 중단과 대규모 벌금, 직원의 자사주 매각 금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디추싱의 등록 재개는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최신 신호”라며 “당국은 경제 사정이 악화하자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단속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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