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를 운영하는 보고플레이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에 고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문이 취소됐다”는 인증 글이 잇따르면서, ‘제2 머지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보고플레이는 고객 공지를 통해 “현재 기사화되고 있는 내용으로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라며 “운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에 있으며, 추후 공지를 통해 다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 출신 류승태 대표이사가 2019년 세운 회사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으로 시작해 1년 만에 독립했다.
2020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진행하는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2기’에 선정되며 예비 유니콘으로 떠올랐고, 지난해에는 포스코기술투자 등으로부터 110억 원을 투자 받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보고플레이에 ‘기회’였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창립 당시 500억 원이던 보고플레이의 거래액은 지난해 2300억 원을 찍었다. 3년 새 4배 넘게 불은 것이다.
온라인 유통 전쟁에서 보고플레이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최저가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할인 쿠폰과 페이백 혜택을 쏟아내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이 전략은 보고플레이에 부메랑이 됐다. 고객 확보를 위해 마진(중간 이윤)을 줄인 상황에서 고금리로 인해 투자가 꽉 막히다 보니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보고플레이는 2020년 23억58만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결국 류 사장은 전일 입점 업체들에 이메일을 보내고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그는 “현재의 투자 상황과 시장 상황에 따른 매출 추이를 볼 때 저희 독자적인 힘으로는 더 이상 단시간 안에 개선이 어려움을 직시하게 됐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재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결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고객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난해부터 ‘보고’를 이용 중인 한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보고를 자주 이용했는데, 회생절차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라며 “그간 모아 놓은 페이백으로 급하게 주문을 넣었는데 모두 취소당했다. 머지 사태를 보는 듯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