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그룹 현안 챙기며 미래 사업, 생존 전략 고민할 듯
재계 총수들이 설 명절 연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올해 경영 구상을 이어간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이번 주말께 해외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입국한다. 다만 이 회장은 매년 명절 연휴 주요 파트너사와 삼성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온 만큼 해외 체류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재계 총수들은 입국 후 주요 경영진으로부터 그룹 현안에 대해 간단히 보고받은 후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을 직접 확인한 만큼 설 연휴 기간 미래 사업 추진 계획을 더욱 구체화하고 복합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고민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회장은 삼성의 '초격차 DNA'를 더욱 확대하고, 평소 강조해온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통신(5Gㆍ6G), 사물인터넷(loT), 전장, 바이오 등 '뉴삼성'을 완성할 미래 사업의 밑그림을 다시 한번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수요 위축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불안 요소에 대한 극복 전략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사내게시판에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밝혔었다.
최 회장은 SK그룹 성장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경영시스템 2.0' 정착과 '파이낸셜 스토리'에 의한 성과창출 방안에 대한 구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시스템 2.0’은 최 회장이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 유무형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경영시스템을 혁신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개념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그룹 현안뿐만 아니라 각종 대외 활동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적인 숙원 사업인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를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는 원년으로 삼은 정 회장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핵심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 전략을 재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중국 시장 부진 등 악재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집안 어른들에게 명절 인사를 다니는 유교적 가풍에 따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취임 이후 줄곧 밝혀온 '고객 경험 혁신' 전략 강화 방안에 대한 고민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AI, 로봇, 배터리, 전장 등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에 대한 성장전략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해외 출장을 마치고 바로 맞는 설 연휴이다 보니 휴식보다 경영 구상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각 기업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점을 고려하면 생존 전략을 더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