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주민 숙원인 남산 고도제한 완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중구는 그 첫 단계로 19일 ‘남산 고도제한 완화방안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구체적인 완화안 마련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남산 최고고도지구는 서울시가 남산 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1995년 최초 지정했다. 전체 지구 면적은 242만㎡로 이 중 111만㎡가 중구에 속한다. 중구 15개 동 중 회현동과 명동, 필동, 장충동, 다산동에 펼쳐져 있다. 고도제한은 12m에서 20m까지 구역별로 다르다.
남산 고도제한은 30년 가까이 존속하면서 남산자락 주거지의 심각한 노후화를 불러왔다. 주변보다 턱없이 낮게 설정된 건축물 높이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개발까지 원천 봉쇄했다. 그러다 보니 고도지구 내 건물들은 대부분 준공된 지 20년이 넘었고(89%), 30년이 지난 건물도 60%에 달한다.
같은 도로 또는 사거리에 있음에도 고도지구인 탓에 인접 구역과 건축물 높이 차이가 크게는 6배에 이른다거나 노후 주택 개선 목적의 공공사업 공모에서 제외되는 등 지역 불균형과 주민 상실감을 불러왔다.
중구는 이번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남산 경관을 유지하면서도 주민 재산권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완화안을 준비한다. 국내외 사례조사를 토대로 면밀한 구역별 경관 분석과 시뮬레이션으로 적정 높이를 다시 도출해 획일화돼 있는 고도제한을 유연하게 개선한다.
특히 이미 철거된 고가도로를 고도제한 근거로 삼고 있다거나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에 자연경관지구까지 2~3중으로 묶여 있는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필요 이상의 규제를 찾아내 조정한다. 고도지구 내 시범지구를 선정해 다양한 주민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서울시는 고도지구를 포함한 용도지구 재정비를 준비하고 있다. 고도제한에 대한 시의 관점이 규제 일변도에서 효율적인 관리로 전환돼 재정비를 바라보는 구의 기대가 높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고도제한의 전체적인 완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완화 가능성이 큰 지역을 최대한 발굴해 실효성 있고 누구나 공감할 완화안으로 오랜 시간 쌓인 주민 불편을 해결하면서 남산과 더욱 어우러진 중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