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산·제주·경주 등 주요 도시 유치전 활발
서울시가 2025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릴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뛰어들 전망이다. 현재 부산을 비롯해 인천·경주·제주 등 주요 도시가 유치 의향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APEC 정상회의 유치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2025년 APEC 서울유치 전략수립을 위한 학술용역’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본격적인 유치전에 앞서 APEC 정상회의의 서울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고, 이후 추진 방향과 유치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 경제 협력을 목표로 만든 21개국 정상들의 협의기구다. 매년 11월에는 미국·중국·일본 등 각국 정상들이 한 국가의 도시에 모여 APEC 정상회의를 연다.
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 경제에 활력 제고를 위해 APEC 정상회의 서울 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면 생산유발 효과와 함께 일자리 창출 등이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이번 용역은 APEC 정상회의 서울 유치에 있어 공간적·시간적·내용적 등 범위를 나눠 과업을 수행하게 된다. 용역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개월이다.
특히 APEC 정상회의 서울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것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타 도시 대비 서울의 APEC 개최여건 및 강·약점을 분석하고, 서울의 교통·숙박·마이스(MICE) 시설 같은 인프라 등의 여건을 분석해 보완할 사항을 발굴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유치 검토를 하고 있고, 용역 발주 관련해서는 조만간 결정이 날 것 같다”라며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에서 두 차례 개최된 바 있다. 1991년 서울에서 제3회 APEC 정상회의가 열렸고, 2005년에는 부산에서 제17회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20년 만에 열릴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부산을 비롯해 인천·경주·제주 등 주요 도시가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시는 재작년부터 재유치의 당위성, 여러 박람회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담은 APEC 부산 유치전략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 차례 회의를 개최한 경력을 토대로 상대 도시들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도 지난해 APEC 유치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며 아시안 게임, OECD 세계포럼 개최 등 다년간의 국제 행사 경험 및 국제회의 인프라 자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주도는 2020년부터 APEC 유치추진준비단을 구성하고, 100만 명 지지 서명 운동을 추진하는 등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경주시도 불국사와 석굴암 등 전통 문화재가 있는 도시임을 강조하며, 유치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됨에 따라 경제적 효과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를 인천에 유치할 경우 생산유발 효과 1조5000억 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523억 원, 취업유발 효과 2만540명 등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