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PD가 배우 고(故) 김영애와 황토팩 고발 사건을 언급했다.
25일 유튜브에 공개된 웹예능 ‘시대의 만신들’에서는 ‘소비자 고발’, ‘먹거리 X파일’ 등 다수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 PD가 출연해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구설이 보인다는 무속인들의 말에 이 PD는 “탐사 프로그램 특성상 불필요한 구설에 오르내리고, 저는 이름이 나 있기에 다른 PD들이 한 것도 전부 제가 했다더라. 입에 안 오르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사업을 중단했다는 이 PD는 “세상일이란 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 될 건 결국 안 된다”며 “콘텐츠와 제 이름을 딴 먹거리 사업을 했다. 몇 년 전부터 계속 어렵고 추가 투자가 안 되어 지금은 중지 상태다. 금전적 타격을 봤다”고 전했다.
이 PD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가 구실을 준 측면이나 지나간 행동에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반성도 했다”며 “그런데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방송으로 불거진 사건은 확실히 마무리한 뒤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조언에 그는 “처음엔 그런 생각도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잘못한 게 없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한 건 역설적으로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PD와 관련된 구설의 중심에는 고 김영애와 그의 황토팩 사업이 있었다. 이 PD는 2007년 ‘소비자 고발’을 통해 김영애가 사업했던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식약청 조사 결과 황토팩에 포함된 자철석은 제조 과정 중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황토 고유의 성분으로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고, 김영애는 이 PD를 상대로 고소했다. 법원은 1심에서 이 PD 등 2명과 KBS가 1억 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에서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영돈 PD와 KBS의 무죄를 선고했다.
김영애는 부도 위기에 내몰린 후 우울증, 파경 등의 시련을 겪었고, 췌장암 투병 중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이 PD는 이와 관련해 “당시 김영애 씨 남편이 만든 제품만이 아니라 시중에 있는 모든 황토팩을 수거한 뒤 검사를 진행해 중금속을 검출했다”며 “사실 그게 문제가 아닌 거다. 방송 후 10년 후에 돌아가신 부분에 대해 적절히 사과하긴 했다. 그런데 팩트를 가지고 방송하는 사람이 돼서 뭐 때문에 사과해야 하는지에 대해 불분명했고, 비난은 오히려 심해졌다. 예전으로 돌아갔다면 그 방송을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PD는 ‘대왕 카스텔라 보도 논란’도 언급했다. 그는 “카스텔라와 관련된 방송은 내가 해당 프로그램을 그만둔 지 2년이 지나고 나온 것”이라며 “언제부턴가 ‘자영업자 킬러’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 누명을 쓰고, 거짓 루머로 타격을 엄청나게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괴로움을 벗어나고 싶다. 사회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며 “언제쯤 마음 놓고 할 수 있는지”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PD는 2019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인이 받았을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며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 씨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