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탄소 중립 흐름으로 고철 수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주가 고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수급이 마르고 있다. 7대 제강사들이 고철을 녹여서 만드는 제품이 철근과 형강이다. 원가에서 고철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 시장 가격을 책정할 때 고철 가격을 포뮬러로 적용한다. 이러한 고철 가격의 상승이 철근, 형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철(철스크랩)은 국내 자급율이 100%가 되지 않는 품목”이라며 “일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철강사들이 탄소 배출량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 고철을 자국으로 끌어안는 추세”라고 밝혔다. 철광석과 석탄을 고열로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는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고철과 전기열을 사용하는 전기로의 경우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고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향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기준 전국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톤당 49만5000원으로 보합세이나 업계는 가격 상승을 예견하고 있다.
호주철강협회는 올해 초 가공되지 않는 철스크랩(고철) 수출을 금지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협회 측은 지난 4일 성명에서 “호주 현지에서 고철을 가공하는 것이 환경과 경제적 기회”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마크케인 회장은 “호주는 제철소들이 고철을 수입하는 이상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수출 금지는 국내 시장에서 가공된 880만 톤의 고철을 추가로 방출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폐기물에 대한 투기를 금지함으로써 해양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호주산 고철 수입량은 14만 5000톤으로 1001.8% 폭증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9년(11만1000톤)을 넘어선 수치다. 이는 미국과 일본산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까닭에 대체재로서 활용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