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은 표정 관리 중...안철수·유승민 향한 엇갈린 시선

입력 2023-01-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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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3~4명에 황교안 올라갈 확률 커져...전대 활력↓
유승민 출마 시 안철수와 표 갈려...내심 출마 바라는 윤핵관
안철수, 유승민 향해 “출마는 자유의지에 따른 것” 소극적 발언
유승민, 출마한다면 승패보다는 명분 싸움을 하게 될 것

(고이란 기자 photoeran@)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판이 흔들린 국민의 힘 전당대회 형세가 유승민 전 의원의 결정에 따라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카드를 쥔 유 전 의원을 둘러싸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안 의원·유 전 의원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유승민 나와라” 안철수 상승세에 윤핵관 조마조마

김·안 양강 구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윤핵관들이다. 그토록 미워했던 유 전 의원의 출마를 바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출마할 것이라 생각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당대회는 김이 빠진 모양새”라며 “전당대회가 축제로서 컨벤션 효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지금 후보들로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선거가 한창 무르익은 뒤 본선 국면에서 힘이 빠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컷오프 국면에 현재 10명 안팎의 후보들에서 3~4명의 후보로 압축된다. 빅2 후보인 김·안 의원 외에 윤상현·조경태·황교안 등의 주자들이 TV 토론회에서 각축전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황 전 대표가 본선에 올라가면 지난 총선 부정선거 논란이 흘러나오면서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이 출마하면 후보 간 정책 토론이 가능해진다. 유 전 의원은 코로나19 방역,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등 외교와 국내 정책 등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유 전 의원의 출마가 안 의원의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암묵적 이유도 자리하고 있다. 두 의원은 20·30세대와 수도권 표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지층이 겹치는 두 후보가 나서면 1차 투표에서 김 의원이 과반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의원은 거듭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겠다”는 각오를 비췄다.

그만큼 안 의원을 바라보는 윤핵관들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는 방증이 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나경원 의원과 달리 안철수 의원을 전당대회 출마하게 두는 것은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 과정서 합의한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갑론을박이 있었던 합의 이면에는 당대표 출마 여부가 암묵적으로 있었다는 의미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한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손잡았던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힘 당대표가 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동상이몽? 안철수·유승민 서로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지자들이 지어준 애칭인 '유치타' 인형을 이준석 대표에게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7. photo@newsis.com

윤핵관들의 눈에 범비윤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도 불편하다. 중도확장성과 정책 얘기가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친윤계 후보인 김 의원과 각을 세운다.

그러나 안 의원은 28일 유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유 대표의 마음에 달린 것 아니겠나”라며 “출마는 자기 자유 의지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10월 “유승민, 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던 것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의 출마 시 당 대표 당선에서 한 걸음 멀어진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 측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한 친유계 인사는 “유승민 전 의원이라면, 나중에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친유계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은 개혁보수를 주장하면서 보수 외길을 걸어온 사람”이라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승패를 떠나 명분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비윤의 구심점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핵관들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때 대안 세력으로 본인이 자리 잡고 싶은 마음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봤다. 한 친유계 인사는 “출마한다면, 승패를 떠나서 보다 넓은 그림을 보고 명분 싸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설 연휴를 앞두고 새해 인사 글을 올린 뒤 잠행에 나섰던 유 전 의원은 9일 만에 ‘중심 격변의 시대, 질주해도 흔들림 없는 치타의 눈 필요’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해당 칼럼에는 ‘육상동물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치타는 질주하는 동안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다’, ‘정신없이 몰아칠 시대의 파도를 헤쳐가야 할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능력’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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