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난해 20만7500대에서 올해 26만8000대로 늘어난 것과 비교돼
내수 판매 전기차 62.6% 오를 때 수소차는 19.5% 그쳐…수출은 오히려 67.7% 줄어
아이오닉6, EV6 등 승용 전기차 신차 활발…수소차는 2018년 출시 '넥쏘' 이후 없어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 무공해차의 한 축을 책임지던 수소차가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투자 덕분에 그 세를 확실하게 키우는 전기차와 달리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분위기로 결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 대수조차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수소차 보조금 지급 대수는 1만6920대이다. 이는 지난해 1만8000대에서 1080대 감소한 수치다.
친환경차 확대라는 전 세계적인 기류에 올해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대수가 지난해 20만7500대에서 6만500대 늘어난 26만8000대인 점을 고려하면 '왜?'라는 의문까지 드는 예상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수소차 판매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실제 수소차 보조금 지급 대수는 1만256대에 그쳤다. 예상 대수인 1만8000대에서 7744대나 모자란다. 올해 역시 신차 출시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예상 대수를 줄여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산업 동향(잠정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2.6% 증가한 15만7264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소차는 19.5% 늘어난 1만164대에 그쳤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수출 실적은 더 벌어진다.
지난해 전기차 수출은 22만3623대에 달해 전년 대비 45.2%나 늘었다. 그러나 수소차는 361대에 그쳐 오히려 67.7%가 줄었다.
산업부는 전기차 내수 판매의 경우 아이오닉6, EV6의 신차효과와 함께 아이오닉5, 포터EV 등의 판매량 증가가 주효했고, 수출의 경우에도 아이오닉6의 수출 개시로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월별 전기차 수출이 3만 대를 돌파하는 등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소차는 2018년 출시된 '넥쏘' 이후 승용 신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던 수소차 사업 방향을 버스 및 화물차 등 '상용차' 중심으로 조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친환경차 보급 주무 부처인 환경부 역시 이와 같은 해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소차 보조금 지급 대수 감소에 대해 "시장에서의 전기 승용차 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넥쏘가 모델이 오래되다 보니 지급 목표를 늘려서 편성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또 차종별 특성을 고려해 무공해차 보급을 추진 중으로 수소차 같은 경우는 상용차 중심으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수소차 보조금 지급 대수 가운데 버스 및 화물·청소차와 같은 상용차의 지원 대상 물량은 지난해 340대에 2배 이상 늘어난 920대로 잡았다.
이 관계자는 "수소차는 조금 더 상용차 중심으로 일단 진행을 하고 승용차 같은 경우는 시장 수요라든지 새로운 차가 나오는 상황을 고려해 예산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수소차 1만256대 보급은 수소차 보조사업이 시작된 이래 한 해에 가장 많은 수소차를 보급한 것으로 수소차 누적 보급 실적은 2만9733대에 달한다"라며 "수소차 보급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으로 올해부터 수소 상용차의 본격적인 보급을 위해 지원 물량이 늘어난 만큼 지자체와 협력해 민간과 공공의 수소 상용차 수요를 적극 발굴하고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