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덴버그 제기 88개 의혹에 답변
“인도 성장 스토리에 대한 계산된 공격”
아다니, 세계 2위 부자서 7위로 떨어져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아다니그룹은 이날 저녁 “힌덴버그가 부정한 수단으로 거액의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공개했다”는 주장을 담은 반박 글을 발표했다. 공개된 문서 분량은 413페이지에 달한다. 여기에는 힌덴버그가 제기한 88개의 의혹과 질문의 답변 내용도 담겼다.
아다니 측은 “인도 법률 및 회계기준에 따라 ‘특수관계자’ 자격을 갖춘 기업과 우리가 체결한 모든 거래는 적법하게 공개됐다”고 반박하면서 “힌덴버그의 보고서는 우리 투자자들에게 심각하고 전례 없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또 힌덴버그 보고서에 대해 “단순히 특정 회사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아니라 인도와 인도 기업의 독립성과 무결성, 인도의 성장 스토리와 야심에 대한 계산된 공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공매도 전문 업체로 유명한 힌덴버그는 24일 보고서를 통해 아다니그룹이 조세 피난처에서 역외법인을 활용해 수십 년에 걸쳐 주가조작과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다니그룹의 핵심 7개 상장사 중 5곳의 부채 비율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반론을 내놓았음에도 30일 아다니그룹 산하 상장사 주가가 폭락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힌덴버그 보고서 공개 이후 아다니 주력 상장사 시가총액이 약 710억 달러(약 87조 원)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기준으로 지난해 세계 2위 갑부에까지 올랐던 아다니 회장의 순위도 7위로 미끄러졌다. 아다니그룹과 연관성이 높은 인도 은행과 보험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FT는 “아다니그룹이 힌덴버그가 제기한 일부 의혹에 스캔한 연례 보고서나 공시, 과거 법원 판결문 일부, 표까지 실어 긴 답변을 하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 아니다’ 또는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수사적 내용’, ‘근거 없는 주장’,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 등으로 일축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힌덴버그 보고서로 아다니그룹 상장사뿐만 아니라 인도 금융시장 분위기가 크게 흔들리자 일각에서는 아다니그룹이 주력사인 아다니엔터프라이즈의 유상증자 계획을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회사는 “세부 사항에 변경은 없다”면서 “은행이나 투자자들을 비롯한 우리의 모든 이해관계자는 유상증자에 대해 전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성공을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다니그룹은 인도의 공항이나 항만 등 인프라를 중심으로 성장한 신흥재벌이다. 그러나 아다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서부 구자라트주 출신이어서 그룹 성장 배경에는 모디 총리와의 정경유착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