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핵관' 장제원, 안철수 측에 '깜짝 전화'..."힘들다" 토로한 까닭

입력 2023-01-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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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설 연휴 때 안철수 측근에 전화
나경원 전 의원 규탄하면서 ‘장핵관’ 말 나온 데 고충 토로
김장연대 균열? 김기현 측 “소통 잘하고 있어. 헛소문” 일축
윤핵관의 양다리? “尹대통령 성공 위해 安과 우호 관계 필요”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윤핵관'의 대표주자격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최근 당권을 놓고 김기현 의원과 경쟁 중인 안철수 의원 측에 연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장 의원은 설 연휴에 안 의원 측근에 전화를 걸어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장 의원의 전화를 받았던 측근 인사는 통화에서 “대선 끝나고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전화를 준 것이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총대를 매고 얘기했다는 이런 인간적인 고충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나 전 의원을 비판한 초선 의원들의 성명서가 나오면서 “장핵관”, “장제원이 공천한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온 데 대한 힘듦을 토로했다고 했다. 전당대회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장 의원은 3·8 전당대회의 주요 국면마다 등장해 판을 뒤흔든 핵심 인사다. 그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을 통해 김 의원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받는 후보임을 드러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자 “반윤의 우두머리”라고 쏘아붙이며 저격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런 장 의원이 약 11개월 만에 안 의원 측근에게 깜짝 전화를 건 이유를 무엇일까. 가장 먼저 ‘김장연대의 균열’이 언급된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찍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김찍장’은 ‘김기현을 찍으면 장제원이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다.

윤희석 김기현 캠프 공보총괄본부장은 20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서 악의적인 뜻을 담은 축약형 표현이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 자체가 당의 앞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근 김 의원과 장 의원 사이가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물음엔 “다툴 일이 있겠나? 저는 처음 듣는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두 분은 잘 소통하고 있다”며 “헛소문”이라고 말했다.

불안해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양다리’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 30일 알앤써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39.8%가 안 의원을 지지하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김 의원은 36.5%를 기록하며 오차 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동반되는 것이다. 한 여권 중진 의원은 “장제원 의원 입장에서는 혹시나 한 경우를 생각해서 (안철수 의원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서도 안철수 의원 하고도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주도할 때도 장제원 의원이 했다. 두 사람 간 라포는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굳이 장 의원이 안 의원에까지 손을 안 벌려도 세가 없는 안 의원 입장에선 나중에 당선되면 자연스럽게 장 의원에게 연락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이를 물어보고자 장 의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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