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이가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음식을 대신 씹어서 먹여준다. 죽은 코끼리 앞에서는 긴 시간을 보내는데, 이때 암컷 코끼리의 측두샘에서는 스트레스를 느낄 때 분비되는 액체가 분비된다고 한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인사, 놀이, 선물, 애도 등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의례를 치르는 코끼리와 여러 동물들의 사례를 다룬다. 책은 “시대에 뒤처진 관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의례는 사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하면서 공동체와 공존의 중요성에 대해서 짚어나간다. 야생의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촬영한 얼룩말, 코뿔소 등의 동물 사진 37점이 삽입돼 사실감을 더한다. 30년 이상 코끼리 전문 동물학자 케이틀린 오코넬이 집필했다.
고대 그리스의 제우스 조각상에서 음경은 왜 유독 작게 표현됐을까? 그게 그 시절 남성이라면 당연히 도달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소프로시네’ 상태, 즉 탁월한 인격 상태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너무 크고 불룩하기보다는 모든 근육이 적당히 조화롭고 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몸으로 읽는 세계사’는 가슴, 혀, 장, 턱 등 신체의 특정 부위를 소재로 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에피소드를 지니고 있는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흑인 치아를 뽑아 쓴 이유, 소련이 레닌의 피부를 방부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는 대목 등 흥미로운 내용이 빼곡히 담겼다. 페트라스, 로스 페트라스 남매 작가가 공동집필하면서 “우리가 다루는 각각의 신체 부위는 당시 시대를 더 넓은 시각으로 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썼다.
배가 부르다고 느끼면서도 그저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 있다면 ‘음식중독’은 주목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음식이 술, 담배, 약물보다도 중독성이 강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배경에 소금, 설탕, 지방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가공식품 기업이 있다고 봤다. “담배 연기가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하는 데는 10초가 걸리지만 혀에 들어온 설탕은 0.6초면 충분하다”면서 자신이 먹는 음식과 그것을 먹는 방법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햄버거 오염 보도로 2010년 퓰리처상을 받고 저서 ‘배신의 식탁’으로 가공식품 업계를 고발한 저널리스트 마이클 모스가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