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 마스크’ 쉽지 않은 이유는…NYT “이미 습관”

입력 2023-02-0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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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 날인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조현호 기자 hyunho@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많다. 왜일까.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했으며 일본과 대만에서도 마스크 규제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도 동아시아 시민들이 마스크를 당분간 벗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가 제시한 첫 번째 이유는 “오래된 습관은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 일찍이 습관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동아시아에서 먼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 요코하마의 학생들에게 발레를 가르치는 니시무라 미즈키(24)는 “학생들이 어른을 보면 인사하듯 마스크를 쓴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뭔가 빠뜨린 느낌이 드는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해도 계속 쓴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화장하거나 미소를 지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한국과 일본에서는 ‘노 마스크’의 장점이다.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것이 공공장소에서 바지를 벗는 것만큼 창피하다며 마스크를 ‘얼굴 팬티(顔パンツ·가오 판츠)’라고 부른다. 김상민 캣츠랩(CATS Lab) 문화 연구 학자는 NYT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민낯을 드러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한국에서 마스크는 얼굴을 꾸며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덜어줬다고 말했다.

NYT는 보건 당국이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대중교통과 의료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여전히 의무로 하고 있어, 버스에서 내리거나 병원을 나온 한국인들이 마스크를 썼다 벗는 것을 귀찮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이 동아시아에서는 ‘좋은 에티켓’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반적인 예의”라고 설명했다. 김상민 씨는 이에 대해 “한국인들은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한국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을 무례하다고 여길 수 있다”고 했다.

오랜 기간 지속해 온 미세먼지 문제도 한국인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는 요인으로 꼽혔다. NYT는 “동아시아의 미세먼지 수준은 수년 동안 국제 대기 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한국인들은 기침, 재채기, 가슴 답답함 등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왔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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