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일 예정된 대규모 ‘장외투쟁’을 앞두고 당내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당 내부마저도 공감대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데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프레임’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재명 지도부는 자당이 주최하는 장외투쟁 성격의‘국민 보고대회’의 참여 독려에 분주한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3일 자신의 블로그에 “바로 내일, 남대문에서 민주주의를 지킬 파란 물결에 동참해주십시오.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공포정치 막아내겠다. 국민의 힘으로 민생을 지키겠다”고 글을 남겼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주경야독하는 심정으로 주중 5일은 국회에서 일하고 주말은 국회 밖에서 국민들을 직접 만나겠다”며 “투쟁하지 않는 야당은 죽은 정당”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은 17개 시·도당위원장, 각 지역위원장 등에게 공문을 보내 4일 오후 3시 30분 숭례문 일대에서 열리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규탄 국민보고대회’에 많은 당원을 참여시켜 줄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이번 장외투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이어 대선불복 프레임에 걸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탄 집회가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가운데 이원욱 의원은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지지층에 당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내 공감대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본지와 만나 “취지나 목적, 동기 등에 대해 충분한 의견 수렴도 없었는데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 같다”면서 “심지어 지방의 경우, 동원 인원까지 할당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지역위원회의 경우, 현장 ‘출석 체크’를 해 선출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이어져 논란이 됐다.
장외투쟁 방식을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장외투쟁을 한번 시작하면 계속하게 되는데, 그런 식으론 국민 마음을 얻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장외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단발성인지 묻는 말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해보고 효과, 효능감이 있으면 확산되지 않겠나. 저는 전국적으로 17개 시도당 중심으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민 편 가르기’라며 맹공을 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 카드도 만지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장외투쟁은 소수당이 뜻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압도적인 1당이 국회를 버리고 장외투쟁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생을 내팽개치고 장외투쟁까지 서슴지 않는 민주당과 이 대표가 누구에게 석고대죄하라는 건가. 석고대죄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범죄 혐의자를 대선 후보, 국회의원 제1야당 대표로 선출하고, 건강한 자당 목소리는 아예 무시하고, 광장으로 나가 범죄혐의가 없다며 깨끗한 후보라며 장외투쟁을 계획하는 민주당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