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간부가 전동 드릴로 병사 팔에”…軍 가혹 행위 수사 착수

▲(연합뉴스)

6일 군에 따르면 3일 수도권의 한 부대에서 A 하사가 전동 드릴을 B 병사의 팔에 대고 작동시켰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5일 접수된 신고에 따르면 A 하사는 전동 드릴을 들고 부대 식당에 나타나 청소 중이던 B 병사에게 “뚫릴래, 풀릴래?”라고 물었다. 영문 모를 질문에 B 병사가 “풀리겠습니다”라고 답하자 A 하사는 전동 드릴을 B 병사의 팔에 대고 순간적으로 작동시켰다.

B 병사 측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전동 드릴 날이 옷을 휘감아 찢고 살갗에까지 닿아 상처가 났다고 주장했다. 병사 측이 제시한 사진에는 팔꿈치 안쪽 피부에 빗살무늬 형태의 피멍과 작은 절개 상처가 뚜렷하게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 하사 측은 사건 직후 ‘미안하다’고 말하고는 다른 간부들이 부른다며 후속 조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B 병사는 스스로 상처를 소독하고 부소대장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처벌을 원하느냐’는 부소대장의 질문에는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고 간부들은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게 피해 병사 측의 주장이다. 피해 병사는 사건 이후 예정된 면회를 온 가족에게 가혹 행위와 부대의 미흡한 대응을 알렸다. 가족은 이를 국방헬프콜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간부들이 지휘관에 보고하지 않아 지휘관과 상급부대는 이러한 가혹 행위 신고가 있었는지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틀 후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육군은 사실 파악에 나섰다.

이후 부대는 뒤늦게 B 병사에 병가를 부여하고 가해자를 분리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나섰다. 군사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부대 지휘관은 취재와 신고 직후 피해 병사 가족을 방문해 사과했다. 또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육군은 “모 부대 소속 부사관이 병사 1명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제보를 접수해 군사경찰이 관련 사안을 수사하고 있다”며 “군은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대로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