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vs 편의점 CU, 물고 물리는 '위스키 신경전'

입력 2023-02-06 15:36수정 2023-02-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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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위스키·프리미엄 배럴 확보 싸움
편의점 CU, 최근 글렌그란트 배럴도 사들여
캔 하이볼까지 공세… 숨막히는 접전

▲프리미엄 위스키. (사진제공=BGF리테일)

주류를 둘러싼 편의점 업계 '빅2'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격전지는 위스키다. 곰표맥주, 원소주 등 맥주, 프리미엄 소주에 이어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이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PB 맥주, 소주를 둘러싼 GS25, 편의점 CU간 대리전이 위스키로 확전하고 있다. '오픈런'을 부르는 위스키 판로 독점을 위한 공세와 수세를 업계가 번갈아가면서 한판씩 치고받는 모양새다. 특히 GS리테일의 경우 전국에 퍼진 1만 5000여 개의 편의점과 슈퍼마켓 GS더프레시, 와인25플러스 스마트오더와 함께 온, 오프라인 유통망을 앞세운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당장 '김창수 위스키' 파트에서 GS리테일이 선공에 나섰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토종 위스키는 단 두 군데로, 쓰리소사이어티 '기원'과 김창수 위스키다. 이번 김창수 위스키는 전국에서 단 276병만 생산될 만큼 희소성을 가진 덕분에 젊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오픈런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GS리테일은 이 중 28병 매입에 성공시키며, 김창수 대표의 독점 사인회는 물론 전용잔 기획 세트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김창수 위스키. (사진제공=GS리테일)

뒤따라 CU편의점 역시 12병의 김창수 위스키를 추가로 확보하며 GS리테일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GS리테일의 절반 수준의 위스키를 확보한 만큼 편의점 유통망에 직접 푸는 대신 추첨을 통해 위스키 구매권을 부여하는 '럭키 드로우'를 택한다. 지난 2019년 곰표맥주 이후 이렇다 할 주류 히트작이 없는 CU는 최근 주류TF를 가동시키며 경쟁력 강화에 주력 중이다.

이들의 신경전은 위스키 프리미엄 배럴 확보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와일드터키사가 아시아에 배정한 '유니콘 배럴' 총 25통 중 GS리테일, BGF리테일이 각 1통씩 확보했는데 특히 GS리테일은 유튜버 주류학개론, 주락이월드가 확보한 배럴까지 스마트오더 서비스로 판로를 제공해주며 사실상 '판전승'을 거뒀다. 최근에는 BGF리테일이 글렌그란트 배럴 1통을 확보하며 내달 한정판 위스키를 출시할 예정이다.

▲쿠시마사 하이볼. (사진제공=GS25)

업계에서는 위스키 인기가 비단 홈술 유행 트렌드뿐만 아니라 하이볼 문화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실제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위스키는 20~30만 원대, 혹은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수백 만 원대의 고가 위스키라기보다는 2~3만 원 대 저가 위스키들인 게 대부분이다. 니트 잔으로 위스키만 마시는 것보단 토닉워터 등과 함께 저렴한 위스키를 타 먹는 믹솔로지(술과 음료의 혼합)가 유행인 이유다.

이 때문에 캔 하이볼로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캔 하이볼은 위스키 원액보다 저렴한 오크칩을 활용해 위스키 하이볼 맛을 낸 RTD 제품이다. 편의점 CU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어프어프(EARP EARP)'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GS25 역시 일식 레스토랑 쿠시마사의 지식재산권(IP) 사용 계약을 채결해 '쿠시마사 하이볼'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어프어프 하이볼. (사진제공=BGF리테일)

한동안 침체 국면이던 위스키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와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 탄탄한 유통망으로 무장한 편의점까지 본격 가세하면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연간 수입량은 2만7038톤으로 직전 연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3% 가까이 폭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위스키 원년이 될 것이다. 모든 업계가 앞다퉈 위스키 종목을 신경 쓰고 있다"라면서 "그동안 편의점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와인 시장이 지난 몇 년간 큰 반전을 이룬 것처럼 위스키 시장도 커다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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