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갈등 안철수, 공개 일정 전격 취소’, 이렇게 되면 김기현 테마는 호재다.” 종목 토론방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른바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테마주로 엮인 방에서 언급된 글이다. 이 회사는 사내감사가 김 의원과 사법시험 동기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묶여 올해 들어서만 85% 주가가 상승했다.
안철수 테마주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 테마주로 분류되는 안랩은 지난달 25일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1월 고점(10만2500원, 1월 26일) 대비 15% 이상 떨어졌다. 안랩은 안 의원이 창업한 정보보안 전문기업이다.
앞서 언급한 두 회사 모두 주요 수급 주체는 개인투자자들이다. 이러니 개인투자자 수익률이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움직이기는 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판세에 따라 군수, 의료산업 등의 주가가 영향을 받는 정도다. 그래도 우리처럼 유력 정치인과 같은 학연, 지연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락하지는 않는다.
정치테마주는 결과는 늘 처참했다. 멀리 찾을 필요도 없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테마주만 봐도 답이 나온다. 사외이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했던 덕성은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3월에만 주가가 34% 하락했다. 1년 주가 하락률만 -64%에 달한다. 최대주주가 대통령과 같은 파평 윤씨라고 해서 테마주에 편입된 NE능률의 1년 주가 수익률은 -59%다. 주가 상승의 이유였던 당시 대통령 후보가 당선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바닥 모르고 떨어졌다.
정치테마주의 피해자는 늘 얕은 기회에 편승했던 개미들이다. 정치판이 요동치면 누군가는 돈을 벌어 떠난다. 후보는 당선을, 지지자들은 정치참여의 소기 목적 달성을 가져간다. 테마주에 편승해 물량을 떠안은 개미들은 무엇을 얻었는지 반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