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 내 아파트 국민평형(전용면적 84㎡형) ‘10억 원’ 이상 실거래 지역이 7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일 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10억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7곳 가운데 과천과 성남지역 거래량이 경기지역 10억 원 이상 거래의 72% 이상 차지해 다른 지역은 명맥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경기지역 내 전용 84㎡형 기준 10억 원 이상 거래는 총 47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지역은 총 7곳으로 과천시(13건)와 성남시(21건), 수원시(8건), 용인시(2건), 의왕시, 화성시, 광명시(각 1건) 등으로 나타났다,
10억 원 이상 실거래 지역은 7곳이지만 지역별 거래량에서 보듯 과천과 성남을 제외하면 10건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과천시와 성남시 거래를 합치면 전체 거래량의 72.3%에 달한다. 성남도 분당구와 수정구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 국한된다.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경기지역 내 10억 원 클럽은 자취를 감춘 셈이다.
특히 화성시와 의왕시, 광명시는 실거래가 10억 원을 간신히 넘겨 거래됐다. 지난달 의왕시 포일동 인덕푸르지오엘센트로와 화성시 청계동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형은 모두 10억 원에 거래됐다. 광명시 일직동 유플래닛태영데시앙 전용 84㎡형 역시 지난달 7일 10억4000만 원에 팔렸다.
2021년 이후 경기지역 내 국민평형 10억 원 이상 거래지역은 17곳에 달했다. 당시 남양주와 구리, 시흥, 안산, 김포 등 외곽지역으로 분류되던 곳까지 속속 10억 원 클럽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자 속절없이 10억 원 클럽 명패를 반납 중이다.
김포시 최대 단지 중 한 곳인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2차 전용 84C㎡형은 지난 2021년 9월 최고 11억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 평형은 지난달 14일 6억5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해 2월까지 같은 면적, 다른 평형이 9억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억5000만 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시흥시 배곧신도시 일대 아파트값 내림세도 가파르다. 배곧동 시흥배곧C2 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형은 2021년 9월 10억 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최저 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고층인 21층 매물도 지난달 6억8000만 원에 손바뀜돼 과거 신고가 대비 최대 45%가량 하락한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집값이 치솟았던 안산시 일대도 집값 내림세가 지속됐다. 고잔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9억 원 이상에는 거래됐는데 하반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자마자 거래가 싹 끊겼다”며 “매물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다. GTX 호재도 지난해 잠깐 반짝했고 지금은 소용없다”고 했다.
경기지역 집값 내림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경기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1년 1월 4억6616만 원에서 지난해 1월 6억1331만 원까지 1억4715만 원 급증했지만, 일 년 만인 지난달 기준으로는 5억6797만 원으로 4534만 원 하락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2년 동안 경기 외곽지역까지 1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상황은 ‘오버슈팅’(시장가격의 일시적 폭등)으로 봐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안양에서도 국민평형 분양가 10억 원이 실패하지 않았나. 분당과 과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경기지역에서 국민평형 10억 원을 목격하는 일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