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케이뱅크 등 상장 철회 기업 재상장 도전 전망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침을 겪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올해 첫 1조 원대 IPO 대어급 회사인 오아시스가 기관 청약 수요예측 1일차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흥행이 일반청약까지 이어진다면 IPO를 철회했던 기존 대어급 회사들의 재상장도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이날 23일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1일차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수요예측은 오늘부터 8일까지 이틀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오아시스의 공모 주식수는 신주모집 366만5000주와 구주매출 157만1000주로 총 523만6000주다. 이 중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70~75% 정도로, 신주는 256만5500주에서 274만8750주이고 구주는 109만9700주에서 117만8250주 수준이다.
기관 공모 규모로만 따져봐도 최대 1550억 원의 중대형 급 딜인 만큼, 오아시스는 해외 기관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도 회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주관사 측 한 관계자는 “오늘 (수요예측) 첫 날인데, 원래 첫 날은 접수건이 많지 않다. 그래서 분위기를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가격은 조금 높은 편으로 본다. (기관에서) 관심이 많고,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공모 관련 핵심 관계자도 “1월 효과로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상황이기도 하고 인플레이션이나 기준금리 상승 등 제약이 됐던 요소들이 해소 될 것으로 전망되다보니(IPO 시장에서도) 약간 온기 도는 것 같다”면서 “시장이 안 좋더라도 IPO 시장은 회사마다 매력이 얼마나 있느냐 밸류가 있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오아시스는 그런 부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기관 수요예측 흥행으로 일반청약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수요예측 이전부터 오아시스를 올 한해 IPO 향방의 가늠자로 평가했다. 특히 최근 새내기 상장주들의 주가 흐름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공모가 역시 희망범위(3만500원에서 3만9500원) 상단으로 확정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만약 공모가 상단인 3만95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예상 시가총액 규모는 1조2535억 원이다.
한편, 1조 원대 상장까지 순조롭게 마무리 된다면 지난해 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가치를 온전히 받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상장을 포기했던 IPO 대어급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오아시스 경쟁업체인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다. 컬리는 지난달 4일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공모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크지만, 새벽배송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오아시스보다 크게 높아 잠재 성장률 등을 감안해 상장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최근 상장을 연기한 케이뱅크나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SK쉴더스, 골프존커머스, 밀리의서재 등 약 20개사 이상의 기업들이 이번 훈풍으로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