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아람코 상장 추진, 그 뒤엔 시진핑 야심 있었다

입력 2023-02-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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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행정장관, 사우디 방문해 상장 추진
아람코 시총, 홍콩 ‘최고’ 텐센트 시총 4배 넘어
“중국, 새 동맹국 찾으려 홍콩 허브 활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12월 8일 대화하고 있다. 리야드/신화뉴시스
홍콩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배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이 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주 취임 후 첫 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가장 먼저 사우디를 방문한 그는 아람코 상장 얘기부터 꺼냈다.

리 장관은 “아람코 사업은 다양한 자회사를 통해 매우 다각화돼 있다”며 “우린 홍콩증시 상장을 포함해 이들이 홍콩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홍콩 정부는 성명을 내고 “리 장관은 아민 나세르 아람코 회장을 만나 상장 지원과 자금 조달 계획을 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람코는 2019년 사우디증시에 상장했지만, 아직 해외 증시에는 상장하지 않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2조 달러(약 2519조 원)인데, 홍콩증시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텐센트 시총을 4배 웃도는 규모다.

홍콩이 아람코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엔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높이려는 목적 외에도 중동과 협력하려는 중국의 야망이 담겼다.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원유 고객으로, 특히 최근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인권과 에너지 문제 등으로 난기류에 빠지자 빈틈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한 후 양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협정을 체결했다.

홍콩시립대의 동슈 리우 중국 정치학 교수는 “중국은 재정적 관점에서 새로운 동맹국을 모색할 때 홍콩을 더 많이 활용하려 한다”며 “국가 간 금융 협력을 고려한다면 큰 허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은 리 장관에게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균형점을 잡기 위해 중국의 중심점을 강화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며 “그 결과 홍콩은 민주화 운동가 구속에 대한 거리낌이 적은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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