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7일(현지시간) 오픈AI의 기술을 접목한 검색엔진 '빙(Bing)'과 웹브라우저 '엣지(Edge)' 버전을 공개했다. 구글이 인공지능(AI) 챗봇 '바드'를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이를 응용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과 엣지의 새 버전을 선보이며 "우리는 구글이 이(검색)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이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기술로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된다. 이용자들이 드디어 선택권을 가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오픈AI의 기술이 접목된 검색엔진 빙은 이용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에 대해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답한다. 일반 검색결과 외에 AI챗봇이 답변시 참조한 링크를 함께 표시한다. 질문을 번역·요약하는 기능도 있어 영어 외에 언어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빙은 지난해 11월 공개된 챗GPT 소프트웨어보다 정확성이 개선된 오픈AI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오픈AI 기술은 웹브라우저 엣지와도 연동된다. 예를 들어 의류업체 갭(GAP)의 웹사이트에 있는 실적 보고서에 대해 챗봇에 요약해달라고 하면, 핵심 내용을 짚어준다. 경쟁업체와 실적을 비교하고 싶다고 다시 재질문하면 수십 초 만에 비교표를 만들어 이용자에게 보여준다.
다만 모든 측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MS 측도 "잘못된 답변을 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피드백을 모아 정확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93% 점유율을 확보하며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MS는 3% 정도에 그친다. 전날 구글이 AI 서비스 바드(Bard)의 출시를 공식 발표한 만큼 시장 주도권을 두고 MS와 구글의 정면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나델라 CEO는 "오늘 검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 날"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정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AI 기술이 MS오피스에도 접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올해 추수감사절 시즌에 관련 신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델라 CEO는 "AI 기술개발은 기계가 곧 우리를 모든 직업과 사업에서 몰아낼 것이라는 신호가 아니라 긍정적인 진전"이라면서 "이것은 우리가 일을 더 잘하고, 고된 업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