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수당 청구건수, 20만건 밑돌아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하락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249.13포인트(0.73%) 하락한 3만3699.88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6.36포인트(0.88%) 떨어진 4081.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0.94포인트(1.02%) 내린 1만1789.5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매파 발언을 소화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연초 인플레이션이 완화함에 따라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고, 이는 연초 랠리로 이어졌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최근 연준 인사들이 잇달아 매파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시점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날도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이에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3.652%에서 3.682%로 올랐고,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에드 모야 오안다 수석 시장분석가는 "월가는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없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월가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긴축을 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3000 건 증가한 19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9만 명을 웃돈 것이긴 하나 여전히 20만 명을 밑돌아 고용시장의 견고함을 나타냈다.
기업의 엇갈린 실적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월트디즈니는 감원과 함께 55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힌 후 급등했으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월트디즈니를 상대로 위임장 대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1.3% 하락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분기 매출이 22% 감소했다고 밝힌 후 11%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편입 기업 약 3분의 2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중 약 70%가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다만 이는 5년 평균 기록인 77%보다는 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를 감안한다면 S&P500지수 편입기업들의 순이익이 5%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분기 실적 감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