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와 자동차ㆍ조선 업체가 올해 상반기 가격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진통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가격 인하를 주장하는 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원가 부담 가중으로 가격을 올려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용 후판 (선박에 사용되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협상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진행한다.
조선업계로선 후판 비용은 제조 원가의 20%가량 차지해 가격 인상 시 실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이 5만 원 오르면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은 연간 3000억 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후판 가격의 변동성이 심한 까닭에 예측도 쉽지 않다.
조선업계는 가격 안정화에 대한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장기간 부진에 시달렸던 조선업계가 탄탄한 일감 확보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 상승에 따른 회복 차질을 우려하는 것이다. 앞서 후판 가격은 지난해부터 3반기 연속 상승한 뒤 지난 하반기 톤당 10만 원 인하됐다. 2021년 상반기 후판 가격은 직전 연도보다 10만 원 오른 톤당 70만 원대로 결정됐다. 같은 해 하반기 40만 원이 추가로 인상돼 110만 원대로 뛰었으며 2022년 상반기엔 10만 원 더 올라 120만 원 선까지 상승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원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과 글로벌 철강 시황 호조세 등을 반영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철광석 가격은 전체 철광석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다. 현재 국제 철광석 가격은 이달 3일 기준 t당 127.6 달러로 지난해 10월 말 t당 79.5 달러보다 약 60% 상승했다. 여기에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인건비, 전기세, 생산 능력 등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철강업계와 완성차 업체 강판 협상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강판 가격을 지난 2년간 인상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사들은 2021년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 올리면서 4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12만 원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도 상반기 톤당 15만 원, 하반기 5만 원씩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