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실명계좌 계약 유지 시, 국내 거래소 해외 타깃 될 수도
고팍스의 운영 주체가 바이낸스 측으로 변경될 경우 원화 거래소들의 몸값이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량은 글로벌 3위를 기록 중인 만큼 사업성이 보장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변경신고가 문제없이 이뤄지면 앞으로 해외 거래소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이준행 고팍스 대표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준행 대표는 사내이사직에서 내려오고 새로운 등기이사 자리에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선임됐다.
고팍스의 대표자리가 바뀌면서 고팍스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변경신고를 마쳐야 한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제7조 제2항에 따라 신고한 사항을 변경한 경우, 변경일로부터 30일 이내 FIU에 변경 신고해야 한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경영 개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고팍스의 실명계좌 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바이낸스의 불분명한 신원과 경영진의 자금세탁 리스크가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주는 전북은행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다.
다만, 전북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려가 나오고 있는 부분들은 당국과 함께 협의 중" 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무죄로 판결되기는 했지만 국내 대형 거래소에도 임원 리스크가 있었지만, 실명계좌 관련해서는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임원진은 자전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고팍스의 변경 신고가 잘 마무리될 경우 원화 거래소들의 몸값도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로 운영 주체가 바뀌어도 FIU가 원화계좌를 인정할 경우 선례가 생기기 때문에 해외 거래소들도 들어오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1년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다만, 2021년 이후에도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한국 시장 문을 계속해서 두드려 왔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은 국내 거래소인 오케이비트를 인수했다. 동시에 최대주주가 바뀌었지만 문제없이 변경신고를 완료했다.
또한, 현재 파산절차를 진행 중 이지만 당시 글로벌 3위 거래소였던 FTX도 부산시와 협력해 BWB 2022를 후원하기며 국내 진출 초석들 다졌다.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 시장을 노리는 데에는 높은 거래량이라는 배경이 뒷받침한다. 13일 코인힐스 국가 통화 별 비트코인 거래량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뒤를 이은 3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유의미한 거래량을 얻기 위해서는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번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및 변경 신고 수리 여부가 관건인 이유다.
다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정상적으로 완료되더라도 원화 거래소들의 몸값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상 원화 거래소를 인수하더라도 수수료 수익을 크게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는 데에는 고파이라는 배경으로 기업 가치가 정상 가격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낸스의 변경 신고가 수리될지는 미지수다. FIU 관계자는 “아직 고팍스의 변경 신고 요청은 없었다”라면서도 “특금법상 임원진은 금융법령 위반 사실이 없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위반 사실이 있을 경우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