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여성호르몬 장애 개선 물질 최초 규명…체중 증가도 억제
사용할 곳이 없어 버려지던 귀리 껍질에 여성호르몬 장애를 개선하는 물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골다공증 등 중장년층의 질병 개선을 위한 기능성 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귀리 껍질(겨)이 골다공증 완화와 여성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최초로 구명하고 특허를 출원했다고 16일 밝혔다.
귀리는 베타글루칸, 아베나코사이드, 아베난쓰라마이드 등의 기능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같은 귀리의 건강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국내 귀리 생산과 소비도 늘고 있다. 다만 귀리의 40%를 차지하는 껍질은 가공 후 대부분 사료로 이용되거나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농진청은 귀리 껍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유방암 세포(MCF-7)에 국내 개발 품종인 '삼한' 귀리 껍질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세포 독성이 없지는 것을 밝혀냈다.
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활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알파(ER-α)는 감소하고, 에스트로겐 수용체-베타(ER-β)가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귀리 껍질이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관련 단백질(p-AKT·p-ERK) 발현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알파(ER-α)가 지나치게 증가할 경우, 유방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또 쥐의 대퇴골을 분석한 결과,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라디올을 투여한 집단의 골밀도가 63.4% 증가한 데 비해, 귀리 껍질 추출물을 투여한 집단의 골밀도는 90.6%로 높아져 골다공증 개선 효과가 우수함을 확인했다.
아울러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진이 갱년기를 유도한 실험용 쥐에 귀리 껍질 물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체중 증가가 39% 억제됐고, 중성지방과 총콜레스테롤은 각각 12%, 20.6% 감소했다. 이 밖에도 난소 절제로 작아진 자궁 크기가 265% 회복됐고, 복부지방 생성이 37% 억제됐으며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 분화가 32% 촉진됐다.
최준열 농진청 작물기초기반과장은 "이번 연구는 귀리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버려지던 귀리 껍질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성 제품을 재탄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부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 소재 개발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원료 표준화와 안정적인 원료공급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