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여벤협) 등 벤처업계 단체들이 선거를 거치며 잇따라 새 얼굴로 수장을 교체하고 있다.
19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캐피탈협회(벤처캐피탈협회)는 지난주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후보자로 거론됐던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지난 14일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단독으로 선거에 출마하면서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간 협회 부회장직으로 활동해온 인물들도 새로운 수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벤처기업협회 차기 회장 후보에 단독으로 나선 성상엽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대표는 2016년부터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해 왔다. 2020년 11월부터는 수석부회장으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벤처업계에선 강삼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수석 부회장 중 한 명이 추대를 받지 않겠냐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성 대표는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최종 인준을 마친 뒤 신임 회장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여벤협회장에 오르는 윤미옥 지아이이엔에스 대표도 2019년부터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사실상 차기 회장에 낙점됐던 인물이다. 오는 22일 정기총회를 거쳐 제13대 회장에 임명된다.
업계에선 벤처업계가 고금리 등으로 인한 투자 난항 등 혹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새 수장들이 그간 묵혀뒀던 과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시급한 문제로 복수의결권이 꼽힌다. 복수의결권은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일반적인 주식과 달리 1주당 여러 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을 말한다. 복수의결권이 도입되면 투자 등으로 창업주 지분 비율이 감소해도 1주당 여러 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 앞서 2020년 관련 내용이 담긴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제출됐지만 재벌의 세습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에 지금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중기부는 이달 임시국회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벤처 활성화도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이뤄진 벤처투자 규모는 6조7640억 원으로 이 중 수도권 벤처기업에 몰린 자금은 약 73%인 5조 원에 육박한다. 이 기간 지방 벤처투자시장에 유입된 투자금은 약 1조 7000억 원에 그쳤다. 강원도가 164억 원, 충북은 610억 원, 전북은 587억 원, 전남은 33억 원 수준이다. 여성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도 관련 협회가 추진해야 할 과제로 지목돼 왔다.
윤건수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의 경우 협회명칭 변경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협회를 국내를 대표하는 모험투자단체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사명 변경 이후에는 협회가 모험투자 전체를 대변하는 기관이 되겠다 게 윤 신임회장의 구상이다. 또 벤처투자재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회수시장 활성화에도 나선다. 모험투자와 관련된 증권, 은행, 보험사, 대형 엑셀러레이터(AC), 일반 기업들에 대한 신규 회원사 유치에도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