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전망 뒤집은 우크라군의 선전…서방 vs 러 진영, 대리전 확전 [우크라 전쟁 1년]

입력 2023-0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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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이던 서방, 적극적 중화기 지원
친러 국가들도 러시아 물밑지원
우크라 넘어 확전 불안 고조
대만 등 다음 전쟁 후보지 거론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각에서 지난해 2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차량 옆에 한 군인의 시신이 눈으로 덮여있다. 하르키우(우크라이나)/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24일 자로 발발 1주년을 맞이하지만, 여전히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쟁이 점점 대리전 양상이 짙어지면서 올해 매우 어려운 소모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기운이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만 해도 이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21년 10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국가안보기관들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보고 받았다. 당시만 해도 미국은 전쟁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한정돼 일어나고, 미국 정부가 무기 지원을 하지 않는 수준의 전쟁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그만큼 전쟁이 어느 쪽이든 일찍 결론이 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군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일찌감치 물 건너가게 됐다. 또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6월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실전 배치돼 ‘게임체인저’ 역할을 했다.

문제는 이 무렵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하기 시작됐다는 점이다. 개전 초기 방어용 위주 전력 지원에만 집중했던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전후해 대공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각종 군사 장비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은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 이어 최근 주력 전차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하기로 했고, 탱크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독일도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 지원에 나섰다.

반대로 러시아 역시 친(親)러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통해 군사 장비 등을 보급받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벨라루스다. 벨라루스에는 현재 9000여 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다. 북한 역시 러시아에 포탄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리전 양상에 접어든 만큼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쟁은 주로 △공격의 시작 △우위 선점 △최종 전투 등 세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아직 두 나라 중 어느 한 곳도 우위를 선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협회(ECFR)의 구스타프 그레셀 선임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올해 초여름까지 공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러시아군이 계속해서 여러 문제를 겪고 있지만, 동시에 러시아 방위산업은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입증했다”면서 “순항미사일 생산은 대러 제재에도 전쟁 중에 오히려 증가했고, 탄약이 부족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포격은 비교적 일정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경우 상반기 러시아 공격을 방어하다 하반기에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운은 이제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지만, 주요 외신에서는 벌써 다음 전쟁 후보지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여러 전쟁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 공군 4성 장군인 마이클 미니헌 공중기동사령관이 2년 내 미·중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며 휘하 장교들에게 이를 준비할 것을 지시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국 세계를 확전으로 이끌 수 있다”면서 “세계가 확전으로 걸어 들어가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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