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대승적 차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드는 단상이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SM 매각을 꾸준히 지켜본 사람이라면, 해당 내용을 보도한 기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기사를 쓰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하이브의 SM 보통주 공개매수설명서다. 이날 하이브는 일반 주주들로부터 주당 12만 원에 SM 주식을 사들인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의 주식 352만3420주(발행주식 총수의 14.8%)를 매수하는 가격과 같다. 하지만 하이브가 일반 주주와 최대 주주인 이 전 총괄의 SM 주식을 같은 가격에 사들였다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로’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배경 설명을 해보자면 SM 인수전 시작은 2021년이다. 이때 후보로 거론된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 CJ ENM, 하이브다. 방식은 이 전 총괄의 지분 전부 또는 일부를 떠안는 식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SM 인수 마무리되지 않을 정도로 2년간 매각 과정은 지지부진했다. 이 전 총괄이 지분 매각을 대가로 인수자가 용인할 수 없을 정도의 조건을 내걸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렇게 속도가 나지 않았던 매각은 이달 들어서야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 전 총괄이 지분 14.8%를 하이브에 넘기기로 하면서다. 2년 동안 매각에 큰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이 전 총괄이 이제와 하이브에 주식을 판다고 한다. 그것도 일반 주주와 같은 가격이다. 일련의 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의문이 든다. “이수만이 왜?”.
힌트는 공시에 숨어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이 전 총괄이 가진 SM의 계열사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 지분을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SM만 인수해도 자회사는 따라오는데, 이 전 총괄이 개인적으로 가진 자회사의 지분도 사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하이브의 답변은 뻔하다. 조직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 전 총괄이 가진 지분도 사겠다고 해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하이브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