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ㆍ천하람ㆍ황교안 후보 간의 '1대 3'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김 후보가 1차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해 승부를 보려 하지만, 나머지 3명은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 등을 걸고넘어지면서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20일 2차 TV토론에서도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에 대한 공세가 집중됐다. 황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고 했고 천 후보는 '울산의 이재명'이라며 비꼬았다. 안 후보도 "부동산 문제는 국민 역린"이라며 공격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내려 과반 득표를 막은 뒤 결선 투표로 가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퍼블릭오피니언' 의뢰로 국민의힘 당원 422명을 대상으로 18∼19일 실시한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김 후보는 47%를 기록해 오차 범위 밖에서 안 후보(20%)를 앞섰다. 이어 천 후보 18%, 황 후보 13%였다. (국민의힘 당원 응답자 패널 863명 중 422명이 ARS 방식으로 응답, 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4.8%포인트)
안 후보가 최근들어 천 후보에 손을 내미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결선투표에 가서 천 후보로 향했던 표심을 확보하려는 선제 조치다. 전날 TV토론에서 한 후보는 천 후보를 향해 "호남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을 하는 의도를 높이 산다"고 추켜세웠다. 토론회가 끝난 뒤에도 안 후보는 천 후보에게 "이제 한 팀이 됐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과반 1위를 달성해 결선 투표 없이 당 대표에 오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 후보와 천 후보 간 2위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비윤(비윤석열)계 표심이 분산되는 상황은 김 후보로서는 호재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지지자들과 책임당원의 성격은 많이 다르다"며 "여론조사보다 김기현 후보에 더 표심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