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를 기반으로 하는 비침습 산전 기형아 선별검사(NIPT) 서비스를 상용화한 랩지노믹스는 이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없이 제품 서비스를 출시 가능한 클리아랩(CLIA Lab) 인수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로 나아가 2025~2026년쯤이면 기업가치가 ‘퀀텀점프’할 것이라는 랩지노믹스의 새로운 사령탑 김정주<사진> 대표와 23일 인터뷰를 가졌다.
김 대표는 “랩지노믹스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성장성이 감소할 것이란 인식 때문에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그러나 진단 서비스와 제품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다른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랩지노믹스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는 약 2500억 원, 시가총액은 24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주가순자산가치(PBR)가 1배도 되지 않는 바이오주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랩지노믹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로 최대주주 변경을 완료했다. 이달 초에는 루하PE 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훈 대표와 김 대표(전 써모피셔 싸이언티픽 한국지사 부사장)가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김 대표는 업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랩지노믹스의 적정 가치뿐만 아니라 국내 진단산업의 성장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그는 “랩지노믹스가 코로나 진단키트로 팬데믹에서 많은 이익을 내긴 했지만, 유전자진단 쪽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이라며 “국내 최초로 개발한 NGS를 기반으로 하는 비침습 산전 기형아 선별검사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센트럴랩(Central Lab)을 운영했던 노하우도 있다”고 말했다.
랩지노믹스의 다음 단계는 미국 클리아랩 인수다. 클리아랩은 FDA가 질병 진단·예방·치료 목적 임상검사를 실시하는 실험실에 주는 표준 인증 제도다. 클리아랩을 인수하면 미국 FDA 인허가 없이 미국 시장에 관련 서비스들을 선보일 수 있다.
수탁분석기관을 인수해 랩지노믹스의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시작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30년간 외국계 바이오 기업에서 몸담고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해외의 기술과 서비스를 국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만 생각했을 뿐 국내 기술을 해외로 수출한다는 발상 자체를 해보지 않았다”며 “이제는 개념을 바꿔 국내의 앞선 진단기술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끔 사명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진단 영역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소프트웨어(SW) 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해 영업망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랩지노믹스는 이미 엔젠바이오, 지니너스, 디엑솜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미국 진출을 통한 시너지 발휘를 염두에 두고 있다.
클리아랩 인수로 해외 수출과 진단 영역의 디지털화를 확보한다면 기업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란 설명이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이익이 소폭 감소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로는 원가 절감과 해외 매출 발생 및 여러 진단회사와의 시너지 등을 통해 실적 상승을 보일 것”이라며 “2025~2026년쯤이면 코비드를 제외한 매출과 이익 믹스로 기업의 펀더멘탈이 달라져 기업가치가 퀀텀점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