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울산 땅투기 의혹’...그때와 다른 지금 與당원

입력 2023-0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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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정권교체 열망 가득...‘이준석 신드롬’ 탄생 이유
지금은 윤석열 정부 뒷받침 열망 지배적
이재명 대표 법적 처벌 받기 전...초조한 마음

▲[대전=뉴시스] 추상철 기자 =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1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21. scchoo@newsis.com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연일 파장을 일으켰지만 김기현 후보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때릴수록 견고해지는’ 김 후보의 지지율에는 복잡미묘한 당원의 심리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공개된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는 49.3%로, 과반에 달하는 지지율을 받았다.(국민의힘 지지층 95% 신뢰수준에 ±4.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일단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열망이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한 후 임기 1년을 채 넘기지 않았다. 어렵게 정권 교체를 한 만큼 적어도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 당원의 지배적인 심리다. 대구 출신 한 국민의힘 당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때문에 곤욕을 치렀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아직까지 정책적으로는 잘못한 부분은 없다”며 “오히려 여소야대 국면에서 못하고 있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탓에 지난 전당대회에서 일어난 ‘이준석 신드롬’이 다시 일어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당원들 사이에서 절박함이 있었다”며 “탄핵 이후 맥을 못 추는 당을 보면서 어떻게 해서든 민주당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이 당원들 사이에 있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데에는 이러한 심리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2021년 국민의힘에는 대선 승리를 이끌 ‘영웅’이 필요했고, 이에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한 후 줄곧 여론조사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적수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당의 수장이 되면서 당원들은 초조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기저는 국민의힘 당원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됐으면 여기저기 돈 뿌리고, 친명계 의원들 대통령실 가고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선 4명의 후보 모두 이 대표에 대해서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는 이유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없음이 탄로 난 안 후보는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 후보는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를 빌미로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물론 반윤핵관 정서로 안 후보는 2월 초 반짝 지지율 1위를 하기도 했다.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세 번째 윤핵관 희생양이었기에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천하람 후보는 당시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에서도) 윤핵관 욕을 그렇게들 한다”며 “윤핵관들이 때려주면 별의 순간이 된다”고 말했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도 한계를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의 후광을 받는 만큼 ‘반윤’의 이미지도 같이 받기 때문이다. 조수진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이준석계 후보들을 향해 “대통령의 공약이나 대통령 구상을 때리는 게 어떻게 가치의 노선이냐”며 “내부총질팀”이라고 직격했다. 여권 한 중진 의원은 “천하람 후보가 나왔다는 데서 돌풍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당선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멀리 내다 보고 정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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