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체인 전환으로 ‘대중화 목표’, 리저브 포기 공통점
디앱 개발 차이점…클레이튼 ‘외부 유치’ㆍ라인 ‘자체 개발’
네이버와 카카오의 구도로도 주목받아 온 국산 블록체인 ‘라인 링크’와 ‘클레이튼’이 올해 로드맵을 공개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 링크와 클레이튼은 순차적으로 2023년 로드맵을 공개했다. 두 체인은 모두 공통적으로 블록체인·웹3의 대중화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세부적 내용에서는 차이를 보이는 모습이다.
◇클레이튼 재단, 대중화 위해 ‘트라이팩타’ 달성한다…핵심은 토큰경제·생태계 회복=클레이튼 재단은 27일 오후 공식 미디엄을 통해 2023년 로드맵을 공개했다. 재단은 ‘블록체인 트릴레마(확장성, 탈중앙성, 보안성)’라는 용어를 착안해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3가지 조건을 ‘매스 어돕션(대중화) 트라이팩타(Trifecta)’라고 정의했다. 트라이팩타는 지속가능성, 검증가능성, 집단성(커뮤니티)이라는 요건으로 구성된다.
우선 재단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토큰경제를 건전한 방향으로 재설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22일부터 시작해 이날 자정에 끝나는 새로운 토크노믹스안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바대로 누구나 벨리데이터(검증인)로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 네트워크로 전환한다. 올 하반기에는 파일럿을 런칭해, 내년에는 벨리데이터 진입 및 퇴출을 완전히 자동화하고, 네트워크 안정성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것이 목표다.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구축에도 힘쓴다. 거버넌스 카운슬(GC) 분과 위원회를 구성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커뮤니티가 직접 GC 선정 및 탈퇴 의사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개발자 및 투자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집단성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자들을 위한 ‘클레이튼 오라클’ 및 ‘개발자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배포하고, 밋업과 해커톤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특히, 클레이 홀더(투자자) 인증 기반 커뮤니티를 신설해 홀더와 재단이 직접 소통하는 접점도 확대할 방침이다.
◇4년간 준비한 ‘라인 링크’…자체 개발 디앱(DApp) 앞세워 ‘대중화’=라인은 22일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그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로 리저브’ 정책으로 먼저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라인이 쏘아 올린 ‘제로 리저브’ 열풍으로 인해 위믹스와 클레이튼 커뮤니티에서도 제로 리저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22일 공개된 로드맵에 따르면, 지금까지 프라이빗 체인으로 운영되던 라인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메인넷 핀시아를 통해 퍼블릭 메인넷으로 전환하고, 올해부터 거버넌스2.0을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서비스 대중화를 노린다.
라인 링크는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메신저 ‘라인’과 연계한 가상자산 지갑ㆍ결제 시스템과 제로 리저브를 통한 지속가능한 토큰경제, 현재까지 준비해 온 자체 디앱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했다.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도시 월렛’과 ‘도시 볼트’, ‘라인 NFT’ 등 지갑의 통합을 추진하는 한편, 생태계 기본 가상자산인 ‘링크(LN)’를 주요 국가별 거래소에도 추가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링크는 23일 국내거래소 빗썸에서 원화거래를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자체 개발해 지난해 출시한 NFT 플랫폼 ‘도시(DOSI)’와 NFT 오픈마켓 ‘라인 NFT’를 통해 생태계 유입을 늘린다. 실제로 도시는 지난해 9월 전세계 180여 국가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일본 이용자를 포함해 300만 개가 넘는 지갑 생성을 이끌어냈다. 또한 네이버 페이와의 연계를 통해 이용자들의 접근성도 높였다. 네이버 페이의 플랫폼 내 결제 비중은 가상자산(53%)과 비슷한 45%로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플랫폼 ‘알파크루즈(ACRZ)’의 모바일 앱 출시, 웹3 게이밍 플랫폼 ‘게임 도시’의 마켓 베타 서비스 출시 및 분기별 게임 출시, JYP와 협업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아바(AVA)’의 글로벌 스토어 정식 오픈 등을 올해 1분기부터 시작한다.
◇‘대중화’ 목표는 같지만, 일부 접근법 달라=강동현 쟁글 리서치팀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각각 컨소시엄 블록체인(클레이튼)과 프라이빗 블록체인(라인)으로 운영됐던 두 메인넷이 대중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퍼블릭체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장 큰 공통점으로 봤다. 퍼블릭체인 전환이 메인넷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웹3 커뮤니티를 정상화 혹은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제로 리저브, 리저브 소각 제안 등 그동안 생태계 확장의 무기로 여겨졌던 리저브를 포기했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앱의 개발 주체가 다르다는 것은 차이점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라인의 경우, 도시 플랫폼 등 핵심 디앱을 라인의 자회사에서 직접 개발하고 있지만, 클레이튼은 디앱 개발에 있어 여전히 Community-Driven(커뮤니티 기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대신 클레이튼은 오라클과 개발자 SDK 제공 등을 통해 디앱 개발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인프라 사업자로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