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리는 전인대 참가자 명단에서 중국 빅테크 업체 수장들이 제외됐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창업자인 마화텅,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의 최고경영자(CEO) 리옌훙, 징둥닷컴 창업자 류창둥 등이 이번 전인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대신 첨단전략산업 관련 인사들이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대표이사 겸 창업자인 레이쥔, 전기차 업체 샤오펑의 허샤오펑, 최초 AI 반도체 개발업체 캠브리콘 회장 천톈스 등이 포함됐다.
전인대 대표단의 대폭 물갈이는 시 주석의 ‘중국몽’과 궤를 같이 한다. 시진핑은 집권 이후 중화민족 부흥을 기치로 대국굴기로 돌아섰다. 최근 미국이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며 견제에 나서자 시 주석은 첨단기술 자립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산업 투자를 대폭 늘렸고 최근엔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업체에 19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리서치 회사 트리비움차이나의 수석 애널리스트 링하오 바오는 “중국이 자체 기술을 갖게 되면 미국이 수출 통제가 문제 없어진다”며 “다른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기초 연구 투자를 대폭 늘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이 핵심 기술 분야 연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를 이미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분석 결과, 44개의 주요 핵심 기술 가운데 37개 부문에서 중국이 서방국가를 앞섰다. 미국은 양자컴퓨터, 인공위성 등 일부 연구에서 선두를 차지했지만 주로 2위에 그쳤다.
보고서는 “지난 5년간 중국이 극초음속을 포함한 첨단 항공기 엔진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연구 논문 가운데 48.49%를 차지했고 세계 10대 연구기관 중 7개 기관을 유치했다”고 적었다. 또한 중국의 광자형 센서와 양자 통신 분야 연구 성과는 서방 정보국의 영국·미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로 구성된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정보 감시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방 사회가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며 더 많은 투자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