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재건축으로 유턴?…사업성 높인다니 고민 빠진 1기 신도시 리모델링 단지

입력 2023-03-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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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일부 조합에서는 재건축으로 사업 선회를 주장하면서 갈등의 조짐을 보인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여러 혜택을 담은 특별법이 발표되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는 136곳으로 6월(131곳)과 비교해 5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2020년(58곳)과 2021년(94곳)에 증가세를 보여왔던 리모델링 사업이 정체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강선마을 14단지에선 일부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을 요구하며 리모델링 반대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단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아직 안전진단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재건축으로 선회해 혜택을 보자는 입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사업 진척 속도에 따라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기 어려운 단지들은 리모델링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평촌 목련마을 2단지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2008년 안양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지 10여 년 만에 결실을 보는 듯했는데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미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우리 단지처럼 이미 승인 난 단지들은 어쩔 수 없지만, 아닌 단지들은 방향을 선회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제도가 그대로 적용되면 사업 지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과감하게 폐지를 하는 것이 옳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1주택자에 한해서라도 100% 감면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기 신도시는 대체로 법정 용적률 상한을 채운 상황이라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정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시행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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