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는 폭동”…견자단 발언에 오스카 시상 철회 청원 이어져

▲배우 전쯔단. (AP/뉴시스)

6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4일 ‘홍콩에서 온 사람들 그룹’은 오스카 위원회에 전쯔단을 시상식 초청 명단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개시했다. 이날 오후 기준 3만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청원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쯔단은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은 ‘존 윅 4’에 출연해 이달 13일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에 시상자 중 한 명으로 초청됐다.

홍콩에서 온 사람들 그룹은 서명 운동에 첨부한 서한에서 “전쯔단은 중국 공산당 체제의 지지자로, 홍콩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홍콩 시위를 폭동이라고 비판하는 등 중국 정부를 편드는 여러 발언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전쯔단의 발언은 표현의 자유 정신을 위반하고 홍콩인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권리를 부정한다”며 “아카데미 위원회가 계속 이런 사람을 시상자로 초대하면 영화산업의 평판과 이미지를 해치고 인권과 도덕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쯔단은 최근 영국 잡지 GQ와 인터뷰에서 “2019년 홍콩 송환법 반대 소요는 시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폭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내 입장에 일부는 화를 낼 수 있겠지만, 나는 나 자신의 경험에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에서 시작해 반년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는 수백만 명이 참여해 민주화를 요구했다. 당시 홍콩 당국은 시위 참여자 1만여 명을 체포했으며, 이듬해 중국이 직접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사라졌다.

전쯔단은 인터뷰 중 중국의 발전을 언급하며 “나는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 가봤지만, 고속도로나 건축, 생활 편리함 등 발전이 (중국에) 훨씬 못 미친다”며 “BBC, CNN, 그들은 진실한 쪽에 대해 결코 언급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한편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난 전쯔단은 아버지를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다. 10세 때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간 후 성인이 돼 홍콩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 ‘엽문’ 시리즈의 주연을 맡는 등 홍콩 최고 스타 중 한 명이 됐다. 2017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뒤 “나는 100% 중국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