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엔터테인먼트 대표, 10대 성학대 의혹

입력 2023-03-08 16:07수정 2023-05-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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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일본 대중음악계의 신으로 불리는 쟈니 키타가와 쟈니스 사무소 대표가 생전에 10대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7일(현지시각) BBC는 ‘미성년 성 착취 폭로에도 여전히 존경받는 일본 J-POP 거물, 쟈니 키타가와’라는 제목으로 쟈니가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쟈니스를 운영하면서 자행한 만행들을 소개했다.

쟈니스 사무소는 올해로 설립 61주년을 맞는 일본 최대 남성 아이돌 소속사다. 아라시, 스맙, 캇툰 등 인기 그룹을 프로듀싱했다. 쟈니는 2019년 87세 나이로 사망하기 전까지 쟈니스를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위 가수 배출, 가장 많은 1위 싱글 곡을 프로듀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콘서트 프로듀싱이라는 기록을 보유했다.

하지만 아이돌 제왕으로 군림하면서 10대 소년들을 성추행하고, 잠자리를 갖는 등 성적 학대를 이어왔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쟈니스는 ‘주니어’라고 불리는 연습생 제도가 있는데, 쟈니의 결정이 내려져야만 비로소 정식 데뷔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이 어린 소년들이 쟈니의 성적인 학대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돌 연습생 하야시(가명)는 인터뷰에서 “기타가와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가서 목욕하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내 온몸을 씻겼다”고 털어놨다. 기타가와로부터 성적 행위를 당했다고도 말했다.

하야시는 당시 기타가와의 자택에 함께 거주하던 다른 소년들이 “참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한 소년들은 쟈니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마워했다. 이게 일반적인 성범죄와 다른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연습생의 집에서 성관계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한 피해자는 “제 부모님은 저와 같은 방에 쟈니와의 잠자리를 마련해뒀다”며 “그날 밤 그는 구강성교했는데, 놀랍게도 부모님이 바로 옆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BBC는 여러 증언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쟈니의 성 추문이 크게 회자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일본 언론과 쟈니스 제국의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쟈니스 소속 아이돌을 출연시켜야 언론사도 시청자, 독자, 청취자를 끌어들여 광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구조라고 봤다.

쟈니 사후 쟈니스를 이끄는 조카 줄리 후지시마 사장은 “2019년 전 대표가 사망한 이후 본사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시대에 맞는 매우 투명한 조직 구조를 구축하고자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2023년 올해 새로운 회사 구조와 시스템을 발표하고 시행할 계획”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쟈니의 성적 학대 혐의와 관련된 직접적인 대응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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