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이 이번 주 서울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지난해 4월 4일 이후 337일 만의 반전이다. 송파구는 지난주 보합 수준의 낙폭에 이어 이번 주 상승 반전에 성공하면서 서울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달부터 9510가구 헬리오시티와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대단지 거래량 증가와 재건축 대표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몸값이 뛰면서 11개월 만에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로 지난주 0.02% 하락 대비 0.05%포인트(p) 올랐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4월 4일 0.01% 상승한 이후 337일 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송파구 아파트값 ‘단독 질주’는 잠실동 일대 엘리트 단지와 헬리오시티 거래량 증가 때문이다. 이날 본지가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이달까지 서울 내 거래량 상위 10개 단지 중 3개 단지는 송파구 내 주요 단지로 파악됐다.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40건, 신천동 파크리오는 19건으로 각각 1위와 3위로 집계됐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는 15건으로 8위에 올랐다. 송파구 안에선 엘리트에 매수세가 쏠렸다. 지난달 이후 리센츠는 12건, 엘스는 10건, 트리지움은 8건으로 모두 송파구 내 거래량 상위 10위 이내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로 봐도 송파구 거래량은 서울 내 최고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송파구 거래량은 29건에 불과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영등포구(69건)와 은평구(35건)에 못 미칠 정도로 거래절벽 현상이 심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송파구 거래량은 148건으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실거래 신고 집계가 진행 중인 2월 역시 이날 기준 191건으로 서울 내 최고 거래량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2위인 강동구(162건)와 비교해도 30건가량 많고, 인근 강남구(114건)보다는 77건 더 많은 수치다.
가락동 S공인 관계자는 “헬리오시티는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급매물은 대부분 나갔고, 18억 원 후반대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며 “국평 기준 19억 원대로 호가 평균이 곧 맞춰질 것 같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 84㎡형은 지난달 23일 18억9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헬리오시티 외에도 송파구 대단지와 재건축 사업 진행 단지는 반등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형은 지난달 28일 25억7600만 원에 거래됐다. 1월 최저 21억7500만 원에서 최고 24억7600만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또 지난달 21일에는 리센츠 전용 84㎡형이 21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19억~20억 원 초반 금액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등세가 뚜렷하다.
다만 금리 상승과 경기 악화 등 대외적인 불안 요소가 많은 만큼 확실한 아파트값 상승 전환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번 주 송파구 아파트값 상승은 급락 이후 나타난 기저 효과로 볼 수 있다”며 “급매물 중심으로 매물이 빠지고, 거래량이 늘면서 호가도 오르면서 집값이 회복세를 기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집값 바닥을 확신하긴 이르다”며 “바닥을 확인하려면 수요가 늘어 거래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해야 한다. 또 급매물 소진 이후 거래가 정체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