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은행섹터 4.1% 하락...2020년 6월 이후 최악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은행업종의 전반적 하락세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3.54포인트(1.66%) 하락한 3만2254.86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73.69포인트(1.85%) 떨어진 3918.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7.65포인트(2.05%) 밀린 1만1338.3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으나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지난 4일 마감한 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1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치로, 시장의 예상치인 19만5000건을 웃도는 것이다.
실업 관련 지표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은 한때 연준의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도감은 다시 우려로 바뀌었다. 마이클 피어스 옥스퍼드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 청구가 지난주 19만 건에서 21만1000건으로 급증한 것은 올해 실업수당 청구 데이터가 첫 약세 징후를 나타낸 것이긴 하지만,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30만 건 이상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면서 "결국 연준은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추진하게 될 것이고 해고 규모는 결국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집계하는 2월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7만7770명으로 전월보다 24% 줄었으나 전년 동월대비 기준으로는 410% 증가했다. 빅테크의 감원 발표가 이어지면서 올해 1~2월 감원 규모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 이후 최대를 경신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8일 의회 청문회에서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CME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달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p) 금리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을 80%로 점치고 있다.
이에 10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고용 부문 증가폭이 시장의 예상을 부합하거나 이를 웃돌면 연준이 3월에 금리 인상 폭을 다시 확대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월 비농업 고용이 22만5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날 은행주의 전반적 하락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버게이트캐피탈은 가상자산(가상화폐) 전문은행 자회사인 실버게이트 운영 중단과 청산 계획을 발표한 후 42% 넘게 폭락했다. SVB파이낸셜은 17억5000만 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을 내놨다가 60% 넘게 하락했다.
여기에 지역은행의 채권 매각 손실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은행 업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은행들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S&P500지수 금융섹터는 4.1% 하락했다. 2020년 6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은행주도 각각 6%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