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9명과 봉사, 취미 등 다양한 얘기 나눠
“봉사 쉽지 않아…익명 기부 많이 하려 한다”
구미 일정, 사업장 점검·기술 인재 육성 강조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네요.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사회 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직원들과 만나 봉사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이같이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7일 구미전자공고를 방문하기 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방문해 키오스크 기부, 불우이웃 봉사 등의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직원 9명을 만나 봉사활동과 취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눔 키오스크는 삼성전자 사내 식당, 건물 로비, 산책로 등에 설치돼 임직원들의 손쉬운 기부를 돕는 기기다.
키오스크 화면에 소개된 아동의 사연 등을 보고 기부를 하고 싶은 임직원은 자신의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대고 한 번에 1000원씩 기부할 수 있다. 나눔 키오스크는 2015년 구미 스마트시티 설치를 시작으로 수원 디지털시티 등으로 확대됐다.
이 회장은 “스마트시티의 기부왕, 봉사왕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함께 자리한 직원들을 반겼다.
이 회장은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원들과는 일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우리 회사 기부왕 행복하세요’라고 직접 적은 글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회장은 참석자들과 취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로 특별한 선물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취미로) 등산을 즐기고 있는데 등산 후 먹는 컵라면이 참 좋다”며 “어디서든 물을 팔팔 끓일 수 있는 보온병 아이디어를 제안해봤는데 개발되면 모두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취미로 골프를 즐겨왔으나 국정 농단 사건으로 주요 임원이 구속되자 “예의가 아니다”며 골프 대신 등산을 취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미인 등산을 통해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21년 한국을 방문한 찰리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이 전문가급 실력을 갖춘 등산 애호가라는 점을 알고는 직접 에르겐 회장을 찾아 북한산 등반을 제안하고 단둘이 5시간가량 북한산을 올랐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직접 차를 몰고 에르겐 회장이 묵는 호텔로 찾아가기도 했다. 이 등산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이듬해인 2022년 디시네트워크로부터 1조 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이 회장의 구미 일정은 사업장 점검은 물론 기술 인재를 지원하는 행보다.
구미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시티는 스마트폰 ‘갤럭시’ 생산의 중심 기지로 최고의 제조 기술과 프로세스를 개발해 해외 생산법인에 전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현장을 방문한 셈이다.
또 이 회장은 같은 날 구미전자공고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젊은 기술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인재들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며 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