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에 선 중소기업들의 살 길

입력 2023-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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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중소중견부 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산업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활황을 보냈다. 늘어난 유동성이 기업의 투자를 이끌었고, 재택근무가 늘면서 각종 전자기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공급을 위한 투자도 같이 늘어났다. 이는 관련 대기업에 소ㆍ부ㆍ장(소재ㆍ부품ㆍ장비)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실적도 끌어올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런 기류는 180도 바뀌었다.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반도체, 자동차 산업의 위축이 전망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발표한 ‘기계산업 2022년 성과와 2023년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 전망이 좋지 않다.

반도체 장비는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투자 감소 현실화와 전방산업 수요 감소로 전년도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는 2022년 대중국 수출 41.7%를 포함해 전체 수출이 32.8% 감소한 데다 중국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업계 투자가 대폭 감소로 침체돼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자동차 시장도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담 등으로 수요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일례로 신차보다 비싸던 중고차의 가격 급락도 소비 심리의 위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줄 서서 사던 테슬라마저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대부분 중소기업이 대기업 공급에 의존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관련 벤더들의 실적 감소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공급 사업에 에너지 대부분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산업 업황 사이클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새로운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취재 중 알게 된 몇몇 업체들은 전혀 다른 사업을 발굴하기도 하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산업 진입을 시도하기도 한다. 효과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 사업의 부침을 줄여 꾸준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가 한 “시간(에너지)의 70%를 핵심 산업에 쓰고 20%는 관련 사업, 10%는 관련이 없는 신규사업에 쓴다”는 조언을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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