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어 경기둔화 진단...제조업 기업심리 위축 평가
지난달에 이어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이 지속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기업심리 또한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처음으로 우리 경제가 둔화 국면을 맞았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이달에도 경기 둔화 흐림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등 IT 제품 수출부진으로 전년대비 7.5% 줄면서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1%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승용차 등 내구재(-0.1%)와 의복 등 준내구재(-5.0%),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1.9%)가 모두 감소한 탓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 등이 줄면서 1.4% 감소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은 석유류‧농축수산물 안정세 등으로 4.8%를 기록하면서 작년 4월 이후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고물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및 기업 심리도 좋지 않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한 90.2로 집계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기준값 100보다 크면 소비자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달 전체 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9월(64)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1월 기준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넉 달째 하락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p 내리며 7개월째 하락했다
수출 및 소비 부진 등의 경기 둔화가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만2000명(1.1%) 늘었다. 이는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며 9개월쨰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민생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와 3대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체질 개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