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월 발생한 인천 초등학생 사망 미스터리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동네에서 부잣집 예쁜 아이로 통했던 시우는 2018년 부모가 이혼한 지 5년만인 지난 2월 7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시우의 몸은 멍투성이였고 키 148㎝에 29.5kg의 저체중 상태였다.
의료진은 곧바로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고 친부 이씨와 의붓엄마 박씨는 아동학대로 긴급체포됐다. 두 사람은 학대 혐의를 줄곧 부인했고, 친부 역시 2주 동안 아이를 본 적 없고 모든 건 아내의 짓이라며 혐의를 떠넘겼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시우의 친모는 친부의 외도와 가정폭력으로 이혼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제력이 없어 양육권은 친부에게로 넘어갔고, 재혼한 친부는 면접교섭권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친모에게 시우를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친모는 지난해 5월 어렵게 학교로 찾아가 아이를 만났지만, 시우는 이미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어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아이를 몰래 만났다는 이유로 의붓엄마는 친모에게 “선을 넘었다”라며 호통쳤다.
의붓엄마 박씨는 교회 봉사활동을 열심히 할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3년 전만 해도 시우를 버클리음대에 보내 세계적인 음악가로 키우겠다며 교인들에게 자랑도 했다.
하지만 박씨의 지인들은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많이 했다. 부자도 아닌데 부자라고 하고 다녔다”라며 “성형을 많이 하고 다녔고 남편도 시켰다. 나중에 남편 얼굴이 완전히 달라져 있더라”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는 박씨가 연극성 성격장애와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핍을 포장하기 위해 꾸며진 모습을 보이고, 이것이 훼손당하고 무시당했을 때 분노한다는 것. 친모가 시우의 학교를 찾았을 때 대노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고 봤다.
전문가는 “의붓엄마로서는 아들과 양육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아들을 남편을 동일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양면적인 모습을 보인 거다”라며 “잘해주다가도 남편과 틀어지면 나쁘게 했을 거다. 이게 아이가 잘못된 것에 큰 계기가 됐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은 아이의 사망에 직접적 영향은 의붓엄마에게 있을 수 있지만, 친부의 역할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학대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호자인 친부가 그걸 말리지 않고 방기했다면, 단순 방조범이 아니라 정범의 책임도 있을 수 있다고 본 것.
특히 친부가 친모와 별거 중이던 2017년 주민들의 기묘한 목격담이 나왔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다가 넘어진 시우를 친부가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시우는 전혀 울지도 않고 견디고 있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이에 전문가는 “그 반응은 2017년부터 폭력이 상습적이고 아이가 폭력에 둔감화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론해봤을 때 상습 폭행이 있었을 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우는 사망하기 전날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사 먹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그 순간에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문가는 “5~6학년에 학대가 시작됐으면 도움을 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 학대가 오래됐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거다”라며 “왜 말하지 못했는지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전문가 역시 배우자를 폭행한 것은 아이에게도 폭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며, 그럴 경우 부모의 경제력만 보고 양육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양육비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 모두 학대 정황이 있을 경우 정부가 아이를 받아 잘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